Oranje

[U21 EK13]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낑깡이야 2013. 6. 10. 03:12
5-1. 공격진의 폭발로 난적 러시아를 대파하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네덜란드입니다. 그러나 화끈한 득점력을 보여준 것과 달리 경기 내용은 오히려 독일전보다 더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스라엘의 무더위에 혼이라도 빼앗겼을까요. 이번에도 중원 장악, 선수들의 시너지, 감독의 판단력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화려한 결과의 이면에 숨겨진 불안요소. 이것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 러시아전에서도 존-L.데 용-바이날둠의 플레이는 아쉬웠습니다. 여러 골을 합작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게 한 것도 이들의 판단력과 경기력 때문이었습니다. 존-바이날둠은 측면에서 동료와 연계로 공격을 풀어가기보단 개인 능력에 의존하려는 성향이 강했고 FW L.데 용의 창끝은 여전히 무뎠습니다. 후반에 활개를 칠 수 있었던 것도 정황의 운이 어느 정도 따랐다고 봐야겠죠.

중원도 기대 이하였습니다. 스트로트만의 컨디션은 독일전보다는 나았습니다. 그러나 MF 반 힌켈과의 조직력은 그렇지 못했네요. 스트로트만-반 힌켈이 MF 마헤르를 받치는 형태로 구성했는데 수비 상황에서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측면에서 수적 열세에 놓이기 일쑤였습니다. 1차전부터 두 선수의 궁합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포트 감독은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분위기이네요.

여기서 아쉬운 것은 이 조합을 중용하느라 MF 페르와 MF 클라시를 벤치에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클라시는 1차전만 해도 부상 여파에 따른 컨디션 저하로 아꼈다고 생각했는데 2차전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포트 감독은 
반 할 감독과 달리 클라시와 스트로트만을 유사한 스타일로 보고 동시에 기용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후반전에 페르-클라시가 들어온 뒤 활기를 되찾은 모습은 어떻게 설명할까요 하하.

현 네덜란드의 문제는 1선인데 표면상으로는 화끈한 공격을 보여주고 있으니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좋게 보면 그만큼 개인 능력이 뛰어나고 또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선수들이 골을 연거푸 터뜨리면서 자신감을 되찾은 점도 긍정적입니다. 스페인전에 대한 부담도 덜었고요. 한숨을 돌린 뒤의 네덜란드, 달라져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