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je

vs 헝가리 - 이가 없다고? 잇몸이 더 강하다!

낑깡이야 2011. 3. 26. 15:42
헝가리의 거센 돌풍, 속출하는 부상자 때문에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컸던 경기. 그러나 이러한 변수조차 오랑예의 앞길을 가로막진 못했다. 반 더 바르트-아펠라이-카이트-반 페르시의 연속골에 힘입어 4대0 대승. 이견이 없는 완벽한 승리였다. 특히 경기장에 나선 누구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승리에 공헌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5전 전승.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 세운 전승 통과의 대업을 재현해낼 분위기다.

이보다 강한 잇몸
로벤, 반 보멜, 스테켈렌부르흐, 테오 얀센, 마두로. 헝가리와의 2연전서 부상으로 제외된 이름들이다. 특히 일부에선 로벤의 공백을 이유로 오랑예의 고전을 예상했다. 틀렸다. 오히려 뛰어난 조직력을 과시, 헝가리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사실 항상 그래 왔다. 물론 로벤이 있을 때도 위협적이지만 없을 땐 없는 데로, 아니 오히려 전혀 다른 형태로 오랑예스러운 면모를 보여줬던 이들이다.

베로니카 TV에 패널로 등장한 반 바스텐은 이날 오랑예를 '바르셀로나스러웠다'고 했다. 실제로 1선의 반 페르시부터 3선의 헤이팅하까지 정확한 패스 & 무브로 경기를 지배하는 데 영향을 미쳤으며 반 더 빌은 흡사 다니엘 알베스를 보는 듯한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헝가리를 괴롭혔다. 또한 4골 모두 개인 능력이 아닌 팀워크로 만들어낸 골이었다는 점이 보는 이로 하여금 오랑예를 바르셀로나처럼 보이게 했다.
 
이 모든 것이 주력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나온 장면들이다. '주장' 반 더 바르트는 2선에서의 원활한 전진패스로 반 보멜의 빈자리를 무색게 했고 그동안 로벤의 공백을 잘 메워왔던 아펠라이도 과감한 측면돌파, 추가골로 승리에 기여했다. 반 페르시도 1골 1도움을 기록, 이름값을 했으며 스테켈렌부르흐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보름도 주자크의 날카로운 슈팅을 말끔히 처리, No.2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백업이 든든하다는 점은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는 클럽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 오히려 언제 부상자가 나오고 주력 선수들이 빠질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에 주력들을 뒷받침하는 선수들의 기량도 중요하다. 그리고 오랑예는 헝가리전을 통해 이 점에 있어서만큼은 걱정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팀 오랑예', 3년 넘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마에스트로 No.10, 겉도는 No.9
모든 선수가 고른 활약을 펼쳤지만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역시 '오랑예 마에스트로' 스네이더였다. 2선에서 높고 낮은,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헝가리 수비진을 교란시켰다. 골 장면에서도 빛났다. 정확한 아웃프런트 패스로 반 더 바르트의 선제골을 도왔으며 반 페르시-카이트로 이어진 3번째 골에도 결정적인 패스로 간접 기여했다. MOM으로 부족함이 없는 활약이었다.

스네이더의 활약도 돋보였지만 반 더 빌도 못지않았다. 그동안 오랑예에선 아약스에서와 달리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폭발적인 오버래핑과 깔끔한 수비로 대표팀 데뷔 후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공격에선 측면뿐 아니라 PA까지 파고들며 헝가리 수비진을 교란했고 정확한 크로스로 2도움을 올렸다. 또한 수비에선 영리한 수비로 주작의 왼발 루트를 철저히 봉쇄, 판정승을 거뒀다.

반면 No.9 반 페르시는 겉도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1골 1도움, 표면상으론 좋은 활약을 펼친 것 같았지만 내용에선 그렇지 못했다. 넓은 활동 범위, 잦은 2선 플레이 참가가 오히려 미드필더들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방해했다. 결국 후반부에는 카이트와 완전히 자리를 교체, 측면에서 플레이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기회에서 욕심부리지 않고 최선의 선택을 한 장면은 칭찬받아 마땅한 장면이었다.

레프트백 피터스는 옥에 티였다. 최근 대표팀서 안정된 수비를 펼쳤던 그는 패스미스, 실수 연발로 포백에 불안을 안겨줬다. 정확한 패스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경기에 관여할 수 있는 에마누엘손이 생각나는 경기였다. 그러나 헤이팅하의 완벽한 수비, 나이젤 데 용의 적극적인 커버링으로 실점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 지오의 빈자리가 여전히 느껴지고 있는 레프트백. 전성시대를 연 오랑예의 유일한 고민거리다. 


Cijfers: Dikke voldoendes in ultieme teamprestatie
http://www.ad.nl/ad/nl/1049/Oranje/article/detail/575113/2011/03/25/Cijfers-Dikke-voldoendes-in-ultieme-teamprestati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