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황 분석, 전술적 선택 등 식상하고 뻔한 이야기들은 내려놓죠. 제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국내외 언론은 물론, 커뮤니티에서조차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여기에서는 제가 주어 없는 질문들을 던져보겠습니다. 그리고 유로 2012 네덜란드에게서 느꼈던 의문점들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듣는 데 그치지 말고 함께 듣고 생각하면서 의견을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독일전이 끝난 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과연 수비 한둘이 빠졌다고 역사를 써내려 갔던 2년 전과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단순히 선수들이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기량이 떨어졌다고 해서? 저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네덜란드는 선수들의 상승세나 기량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친화력과 응집력을 바탕으로 팀으로서 기능하는, 클럽팀 못지않은 조직력을 자랑하는 팀이었습니다.
허나 지난 2경기에선 이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11:11이 아닌 1:1로 경기하려는 경향이 짙었고 선수들은 투지와 의욕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MF 스네이더를 비롯해 선수 일부만이 팀이 기능하도록 애썼을 뿐이죠. 특히 이런 것들은 '어떤 시즌을 보냈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가짐의 문제죠. 중원 장악력 약화, 공수 간격 유지 실패 등 전술적 문제 모두 정신적인 부분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차례 지적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프랑크 데 부르의 공백이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유로 2012입니다. '코치 하나 교체된 것이 무슨 대수냐'라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 마르바이크 감독의 성향을 생각했을 때 이 부분은 중요했습니다. 반 마르바이크는 흔히 지장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탁월한 전술가도, 흔들리는 기강을 바로잡는 수장도 아닙니다. 이 부족한 부분들을 메워주던 것이 바로 F.데 부르였습니다.
그런 그가 떠나고 코쿠-파베르 체제로 재편됐습니다. 그러나 모두 F.데 부르의 빈자리를 메워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반 마르바이크의 보수적인 성향과 싸우지 못했죠. 그 결과, 굉장히 신중해야 할 23인 최종 명단을 이토록 성급하게 해버렸고 본선에서의 전술적인 선택도 실망만 안겨주고 있죠. 전술, 전략 없이 경기에 나서는 감독이 어딨겠느냐마는 분명히 F.데 부르와 함께 하던 2년 전보다는 허술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현 네덜란드는 가능성, 경우의 수 운운하기에는 너무나 실망스러운 팀이 아닐까요. 선수들의 부진, 태업만으로 단정 짓기 어려울 정도로 이 팀은 처참하게 무너져 있습니다. 그러나 과감히 실패하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에 봉착해 있습니다.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최근 16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고 KNVB는 덴마크전이 끝난 뒤 조기 탈락해도 그를 연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 마당에 '결정을 뒤엎을 수 있지 않느냐'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이 없습니다. 가장 유력했던 2인 모두 요지부동입니다. F. 데 부르는 '아약스의 퍼거슨'이 되길 원하고 있고 로날드 쿠만도 재계약을 체결, 페예노르트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베르벡 같은 제3의 세력을 선임하는 모험수를 띄우지도 못할 것입니다.
2014 월드컵 예선부터 DF 더글라스가 합류한다고 이 팀이 크게 달라질까요? 실패를 시인하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감행할까요? 이 체제라면 둘 다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현 세대가 포르투갈전부터라도 다시 정신을 다잡고 팀을 정비해 가는 게 가장 빠르고 강력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 팀은 포르투갈전에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지켜봐야겠습니다.
독일전이 끝난 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과연 수비 한둘이 빠졌다고 역사를 써내려 갔던 2년 전과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단순히 선수들이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기량이 떨어졌다고 해서? 저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네덜란드는 선수들의 상승세나 기량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친화력과 응집력을 바탕으로 팀으로서 기능하는, 클럽팀 못지않은 조직력을 자랑하는 팀이었습니다.
허나 지난 2경기에선 이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11:11이 아닌 1:1로 경기하려는 경향이 짙었고 선수들은 투지와 의욕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MF 스네이더를 비롯해 선수 일부만이 팀이 기능하도록 애썼을 뿐이죠. 특히 이런 것들은 '어떤 시즌을 보냈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가짐의 문제죠. 중원 장악력 약화, 공수 간격 유지 실패 등 전술적 문제 모두 정신적인 부분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차례 지적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프랑크 데 부르의 공백이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유로 2012입니다. '코치 하나 교체된 것이 무슨 대수냐'라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 마르바이크 감독의 성향을 생각했을 때 이 부분은 중요했습니다. 반 마르바이크는 흔히 지장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탁월한 전술가도, 흔들리는 기강을 바로잡는 수장도 아닙니다. 이 부족한 부분들을 메워주던 것이 바로 F.데 부르였습니다.
그런 그가 떠나고 코쿠-파베르 체제로 재편됐습니다. 그러나 모두 F.데 부르의 빈자리를 메워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반 마르바이크의 보수적인 성향과 싸우지 못했죠. 그 결과, 굉장히 신중해야 할 23인 최종 명단을 이토록 성급하게 해버렸고 본선에서의 전술적인 선택도 실망만 안겨주고 있죠. 전술, 전략 없이 경기에 나서는 감독이 어딨겠느냐마는 분명히 F.데 부르와 함께 하던 2년 전보다는 허술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현 네덜란드는 가능성, 경우의 수 운운하기에는 너무나 실망스러운 팀이 아닐까요. 선수들의 부진, 태업만으로 단정 짓기 어려울 정도로 이 팀은 처참하게 무너져 있습니다. 그러나 과감히 실패하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에 봉착해 있습니다.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최근 16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고 KNVB는 덴마크전이 끝난 뒤 조기 탈락해도 그를 연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 마당에 '결정을 뒤엎을 수 있지 않느냐'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이 없습니다. 가장 유력했던 2인 모두 요지부동입니다. F. 데 부르는 '아약스의 퍼거슨'이 되길 원하고 있고 로날드 쿠만도 재계약을 체결, 페예노르트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베르벡 같은 제3의 세력을 선임하는 모험수를 띄우지도 못할 것입니다.
2014 월드컵 예선부터 DF 더글라스가 합류한다고 이 팀이 크게 달라질까요? 실패를 시인하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감행할까요? 이 체제라면 둘 다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현 세대가 포르투갈전부터라도 다시 정신을 다잡고 팀을 정비해 가는 게 가장 빠르고 강력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 팀은 포르투갈전에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