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je

슈퍼컵 - 시험 무대에 오른 오랑예(Oranje)

낑깡이야 2012. 8. 6. 10:10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요한 크라이프 살(슈퍼컵) 아약스 vs PSV. 이는 12/13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임과 동시에 대표팀의 새로운 수장 반 할이 예비 명단을 발표한 뒤 치러지는 첫 공식전이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4대2 PSV의 완승.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임한 PSV가 테스트하듯 여유를 보인 아약스를 제압한 경기. 그러나 승리한 PSV는 물론, 패한 아약스에게도 나름대로 수확이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한편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대표팀 코치진 반 할-블린트가 암스테르담 아레나를 방문,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도 발견됐습니다. 이와 함께 벨기에전을 앞두고 예비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이 어떠한 활약을 펼쳤고 반 할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줬을지 자연스레 관심이 갑니다. 그리하여 이 시간에는 슈퍼컵에 출전했던 네덜란드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라이징스타' 나르싱'애송이' 다익스에 혼쭐나다 
실망스러웠던 유로 2012, 
11/12시즌 도움왕 기용론이 흘러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르싱은 대표팀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보기만 해야 했죠. 그리고 다가온 12/13시즌, 그는 PSV에 새 둥지를 틀고 전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의 앞길을 가로막은 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 갑툭튀한 '애송이' 다익스. 프로 경력이 일천한, 그야말로 겁을 상실한 거대아기. 그러나 실력은 'REAL'이었습니다.

결론. 나르싱과 다익스의 대결은 다익스의 판정승으로 끝났습니다. 11/12시즌만 해도 1:1에서 나르싱을 제어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없다고 봐도 무방했죠. 그러나 다익스는 
이런 나르싱을 뛰어난 신체조건과 수준 높은 기량을 앞세워 철저히 봉쇄했습니다. 성장하지 않고 이 기량만 유지해도 당장 대표팀에 선발해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무서운 신예. 나르싱을 보려 했던 반 할도 다익스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요.

부활한 렌스, 블린트에겐 치명타였다
그동안 렌스는 제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중앙을 선호하나 테크닉, 주력 때문에 주로 측면으로 기용된 탓. 그러나 11/12시즌 종반을 기점으로 마탑스를 밀어내고 No.9를 꿰찼고 그 결과, 무너진 PSV가 자존심을 지키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12/13 슈퍼컵으로 이어졌습니다. 빠른 스피드와 판단력으로 아약스 수비진을 시종일관 괴롭혔고 골까지 획득. 이 모습이야말로 AZ에서 빛나던 '그' 렌스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똑똑하고 영리하지만 주력 싸움에 취약한 블린트에겐 치명타였습니다. 그럼에도 프랑크 데 부르는 1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그를 두둔했습니다. 확실히 블린트에겐 단점보다 훌륭한 장점이 많습니다. PSV전도 수시로 전진해 경기를 풀어주는 - 베르통언이 하던 -  역할을 대신했죠. 물론, 베르통언을 대체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혈연이 아니더라도 대표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만한 잠재력, 그에겐 있습니다.

빌렘스-반 라인의 희비교차, 반 더 빌의 빈 자리
지난 1개월 동안, 빌렘스는 반 더 빌과 함께 질타의 대상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반 라인을 대표팀에 발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죠. 11/12시즌을 복기해봤을 때 무모한 주장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반 라인의 경기력이 좋았고 어떠한 면에선 반 더 빌보다 나은 기량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경기에선 희비가 교차했습니다. 비난을 면치 못했던 빌렘스는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준 반면 반 라인은 고전했죠.

특히 반 라인이 고전할 때마다 반 더 빌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안정적인 1:1 수비, 라인 유지는 반 더 빌보다 낫다고 평가받는 부분들입니다. 그러나 공격에선 아무래도 반 더 빌보단 답답한 면이 있습니다. 반 라인이 견고하다면 반 더 빌은 폭발적이죠. 측면 FW 혹은 MF와 연계가 이루어지면 파괴력이 배가되는 타입. 다시 밸런스를 찾을 반 할 체제에서 반 더 빌은 폭발력을 되찾고 자신의 자리 - 주전 RB - 를 수성할 수 있을까요.

+ 한편 아약스의 핵심 MF 듀오 아니타와 심 데 용, PSV의 살림꾼 스트로트만은 그들의 명성에 비하면 조용했습니다. 특히 스트로트만은 은퇴한 반 보멜을 대체할 적임자로, 아니타는 대표팀 중원에서 실종된 기동력과 압박의 대안으로 떠오르던 선수였기에 다소 아쉬웠습니다. 한편 떠난 베르통언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S.데 용도 이날만큼은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큰 영향은 없겠지만 살짝 아쉬웠네요.
 

van Gaal & Bl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