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je

[U21 EK13] 일단 체면치레는 했는데

낑깡이야 2013. 6. 7. 05:54
대망의 독일전. 3대2 극적인 승리.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운 셈입니다. 스페인-독일-러시아와 각축을 벌이는 죽음의 조에서 승점 3을 올리고 시작했으니까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우려했던 부분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숙제를 안은 경기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반과 후반의 양상이 너무 달랐으며 그에 대한 대처도 미숙했죠. 네덜란드가 남은 2경기 그리고 그 이상 뻗어 나가려면 풀어야 할 점들이 많아 보이네요.

가장 우려했던 것은 포트 감독의 지도력입니다. 결과적으론 성공했습니다. FW 요젭손은 투입되자마자 분위기를 끌어왔고 마지막 강수를 둔 MF 페르의 투입은 결승골로 이어졌으니까요. 그러나 타이밍이 너무 늦었습니다. 후반 30분 넘게 독일이 교체 카드를 쓰고 전술적 변화를 가져가는 동안 포트 감독은 네덜란드가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죠. 이른 타이밍에 카드를 꺼내 들어 반전을 노려봤으면 어땠을까 계속 생각했습니다.

FW L.데 용의 컨디션도 아쉽네요. 올 시즌 독일에 진출해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했는데 이것이 이 대회까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사실 베스트 11 가운데 유일하게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선수이기도 하니 수긍이 갑니다만 주축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높은 포트 감독이기에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백업인 FW 후센도 아직은 미숙한 선수라 L.데 용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측면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지겠네요.

사족으로 스트로트만의 몸이 둔해 보이는 것이 자꾸 거슬렸네요. 후반에는 독일의 페이스에 말려 홀트비와의 파워게임에서 완전히 밀려버렸습니다. 더군다나 마헤르-반 힌켈의 수비 공헌도가 높지 않고 본인의 기동력도 뛰어난 편이 아니라 중원 싸움에 애를 먹었죠. 부상 여파로 몸만 풀었던 MF 클라시가 빨리 회복해 도와줘야겠습니다. MF 페르의 활용도도 좀 더 높이고요. 아무래도 클라시-페르가 
아직은 여러 면에서 반 힌켈보다는 나은 선택일 겁니다.

네덜란드는 A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가세한 만큼 최소 결승은 가야 체면치레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선수는 같아도 코칭스태프가 다르고 결국은 어린 선수들입니다. 라 리가와 분데스리가, 세리에 A 등 더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라이벌들도 만만치 않겠죠. 네덜란드가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그리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같이 지켜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