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알멜로 2:1 PSV 에인트호벤'
잘못된 최종 결과도, 오타가 난 것도 아니다. 초반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헤라클레스가 기어코 사고를 쳤다. 6라운드 홈경기에서 PSV 에인트호벤을 상대로 2대1 역전승을 올리며 돌풍을 이어갔다. 장난이 아니다. 요즘 분위기라면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도 선전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설마 이변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 그것도 역전승. 챔피언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뒤집는 힘을 보여주는 팀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로써 잠시나마 선두로 올라서는 기쁨까지 맛봤다. 물론, 다음날 아약스가 이기면서 '일일천하'에 그쳤지만 그게 어디랴.
사실 근년의 헤라클레스는 전형적인 '축구 못하는 팀'이었다. 제대로 된 축구를 하는 선수는 MF 브라이언 린센(흐로닝언)에 더하자면 MF 일리아스 벨 하사니와 MF 토마스 브른스 정도였는데 딴에는 공격 축구를 한다고 라인을 바짝 끌어올리니 수비가 제대로 될 턱이 없었다. 가끔 놀라운 승리를 올리기도 했지만 기복이 심해 기껏 올린 기세를 오랫동안 이어가지 못하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근데 지난 시즌에 FW 브라힘 다리가 들어오고 올해 FW 우사마 타나네가 포텐을 폭발시키니 좌우의 균형이 맞춰졌다. 그리고 수비 비중을 높이면서 실점도 줄어들었다. 이제야 축구다운 축구를 하는 느낌.
반면 PSV는 역시 MF 안드레스 과르다도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 팀이라는 게 잘 드러났다. 마헤르-헨드렉스-프뢰퍼가 선발로 나선 중원은 노련미가 떨어졌고 당연히 공수 전환도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격도 FW 막심 레스티엔이 측면에서 잘 싸워주고 있지만 이날만큼은 필립 코쿠 감독도, 선수들도 떠난 에이스 FW 멤피스 데파이의 클러치 능력이 그리웠을 것이다. 한편, 챔피언스리그에서 DF 루크 쇼(맨유)를 힘들게 했던 DF 헥토르 모레노는 또 '사고'를 쳤다. 더군다나 대상은 헤라클레스의 돌풍을 이끄는 주역 FW 타나네. 이 녀석, 스페인 다녀오더니 왜 이렇게 거칠고 더러워졌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AZ 시절에는 이런 유형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