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꾸준히 의견을 피력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루드 훌리트의 인터뷰가 있어 전하려고 했는데 베스트일레븐에서 이미 전했네요. 여기에 첨언을 해보자면
- 근년에 쏟아지는 네덜란드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정말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일전에 이야기한 적도 있지만 해외 진출 시기가 과거보다 더 빨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에레디비지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프로에 갓 데뷔했거나 데뷔를 기다리는 10대 후반부터 유스에서 날고 긴다는 10대 초중반 애들의 이적까지 끊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10대 선수들의 이적 및 성장 과정입니다. 네덜란드 클럽들은 정책적, 재정적 구조와 문제로 선수의 이탈을 원천적으로는 막지 못합니다. 기껏해야 보상금을 받는 게 고작입니다. 그렇게 팀의 구조적, 전술적 보호 속에 성장해야 할 선수들이 이른 나이부터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게 되죠.
그리고 그들은 이적한 팀에서 철저히 '용병' 취급을 받습니다. 또한, 네덜란드 축구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알기도 전에 각기 다른 스타일을 지닌 클럽에서 자신의 재능과 몸뚱아리 하나만으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유망주들과 험난한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그렇게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어쩌면 축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유스팀 그리고 하부리그 이 팀 저 팀을 옮겨다니는데 급급합니다.
이 상황에서 선수가 경쟁에서 도태되고 성장이 정체되는 것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당연하죠. 결과를 내야 하는 프로의 세계니까요. 결국 남는 건 버려진 선수, 그에 따른 대표팀의 인재풀 하락뿐이죠. 리그의 성장? UEFA에 속한 KNVB 그리고 에레디비지가 쇄국 정책을 펼칠 수도 없을 것이며 그렇다고 거대 투자 자본의 유입을 기대하기는 네덜란드라는 나라의 시장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선수 그리고 그 주변인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이 문제가 해결되긴 쉽지 않을 겁니다.
리그의 몰락? 사실 저는 네덜란드가 크게 변했다고 보진 않습니다. 근데 주변 그리고 축구라는 판이 너무 크게 변했죠. 그러면서 의도치 않게 '변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축구판에 천문학적인 돈이 유입되면서 우리는 해마다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무려 선수 1명에 100m 이상이 투자되는 세상이에요. 와우. 이러니 유스 그리고 철학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요.
하지만 네덜란드는 뿌리가 되는 유스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고 이것이 이 작은 나라가 지금까지 버텨오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좋은 자원이 있고 그것은 아약스의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로 어느 정도 증명이 됐지 않나요. 여러 한계 때문에 독일과 같은 엄청난 반격을 가하긴 어려워도 가까운 시기에 다시 네덜란드가 자신들을 증명하리라 예상합니다.
한국 축구도 주목해야 할 네덜란드 축구 몰락(베스트 일레븐)
http://sport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343&aid=0000075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