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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히어로 - 둠프리스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

낑깡이야 2021. 6. 16. 13:03

DF 둠프리스(PSV). 네덜란드가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7년 만에 승리하는 데 크게 기여하면서 화제가 된 인물이죠.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운 폭발적인 전진이 돋보였고 이를 바탕으로 3골에 직·간접적으로 모두 관여했습니다. F.데 용, 베이날둠 등 이미 큰 무대에서 뛰는 스타들의 활약도 좋았지만 유로 2020을 지켜보는 팬들에게 상대적으로 낯선 둠프리스의 등장 그리고 활약은 신선하게 다가갔을 겁니다.

 

그런데 국제적으로는 '새로운 스타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으나 자국에서는 이미 정상급 반열에 오른 선수. 스파르타-헤렌벤을 거쳐 PSV에서 3시즌째 활약한 리그 정상급 우측 수비수고 꾸준히 빅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선수가 큰 대회에서 맹활약했으니 관심이 늘어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 최근에는 바이에른, 양 밀란, 아스널 등 거론되는 팀들의 무게감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둠프리스를 간략하게 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해요.

 

스토리

아약스 유스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네덜란드 내에서는 비테세와 스파르타 로테르담도 유스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팀들입니다. 둠프리스는 바로 이 가운데 한 곳인 스파르타 로테르담으로부터 길러진 선수.

 

현역 기준으로 데파이(03-06, 유스), 베이날둠(97-04, 유스), 스트로트만(07-11, 유스 & 프로), 데 론(06-12, 유스 & 프로) 등 전·현직 대표팀 선수들이 스파르타 출신이며 아드보카트 감독, 반 할 감독, 블린트 감독 등 대표팀을 지도한 경력이 있는 감독들도 선수 혹은 감독으로 이 곳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스파르타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둠프리스는 프로 데뷔 3시즌, 에레디비지 데뷔 1시즌 만에 헤렌벤으로 이적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그곳에서 전반기 초반부터 연달아 멀티 도움을 기록하고 공격 포인트 11개(4골 7도움) 공격력을 증명하더니, 1시즌 만에 PSV로 건너가면서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자리 잡고 대표팀 주전까지 꿰차면서 지금의 둠프리스가 만들어졌습니다.

 

스타일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라이트백입니다. 스파르타 시절부터 완성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탱크 같은 측면 돌파가 돋보인 선수였고 헤렌벤 시절에는 직선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낮은 크로스를 바탕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PSV에서는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하프 스페이스로 파고드는 움직임, 순간적으로 박스 내에 진입해 공격의 숫자를 늘려주는 움직임까지 가져가면서 PSV의 공격 다변화에 기여했습니다.

 

한편,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측면 수비수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둠프리스도 수비에서 항상 문제를 드러내곤 합니다. 피지컬을 활용한 대인방어는 준수한 편. 그러나 수비 국면에서 라인을 잡는 것에는 능숙하지 못하고 이 탓에 간헐적으로 라인을 이탈해 수비진에 위험을 안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대 진영에서 패스 정확도가 높은 편이 아니라서 측면에서 패스 앤 무브로 공간 & 공격을 만들어가는 작업에 능숙한 편은 아닙니다.

 

유로2020

이러한 면에서 F.데 부르 감독의 전략적 대응은 둠프리스 개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유로 2020 활약 여부와는 별개로 올여름에 큰 무대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여기서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1.3.5.2 포메이션에서 FW 프로메스 혹은 DF 팀버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잠재울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대표팀의 호성적을 이끄는 주인공이 되고 본인의 주가도 올릴 수 있겠죠. 이러한 이유에서라도 그를 계속 주목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