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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2020] vs 마케도니아 - 로테이션 NO! 테스트 YES!

낑깡이야 2021. 6. 23. 22:23

로테이션 NO! 테스트 YES!

이미 2연승으로 C조 1위와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된 네덜란드였지만 조별리그 최종전도 가볍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마케도니아전은 로테이션으로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주기보다는 토너먼트를 대비하는 전술적 테스트를 가져가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이는 베스트 11의 변화에서 알 수 있었죠. 11인 가운데 [베르호스트→말렌], [데론→흐라벤베르흐]의 교체가 있었습니다. 공격과 중원 조합을 이전 2경기와 다르게 가져가면서 전력 향상 도모를 꾀하는 한편, 상대팀의 전력과 성향에 따라 다르게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가져갔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공격진은 예상대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낸 반면 중원은 가능성만 보여준 채 마무리했습니다. 공격의변화는 1. 기동력 강화, 2. 데파이의 수비 부담 저하 및 에너지 재분배, 3. 수비 국면에서 다양한 대형 구축 및 포지션 플레이 용이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특히,1번은 카운터로 만들어낸 선제골 장면에서 잘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는 2번과도 연관이 있는데 파트너가 바뀌면서 다시 수비 국면에서 수비 부담을 덜고 최전선에 위치한 덕분에 말렌과의 연계가 용이하게 이루어졌죠. 그밖에도 원투패스, 삼자패스 등 다양한 패턴으로 상대를 공략할 수 있게 된 점도 이전 체제와의 차이점.

 

반면 중원의 변화는 기대했던 만큼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흐라벤베르흐에게 공격 메인 루트인 왼쪽을 맡기고, 데용에게는 바르셀로나에서처럼 공간을 공략하고 우측을 보조하는 형태를 의도한 것으로 보였는데 이것이 의도대로 잘 이루어지진 못했죠.

 

차라리 데용이 왼쪽에서 메인 롤을 맡고 흐라벤베르흐에게 오른쪽을 맡기는 게 어떨까 생각했습니다만 일단 마케도니아전은 흐라벤베르흐가 계속 왼쪽 공격에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이 됐습니다. 그래서 토너먼트에서 중원에 힘을 줘야 할 때‘확신의 한수’를 둘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겠네요.

 

로테이션에 관하여

'이미 1위로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최약체를 상대로 주축 선수들을 투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선수 대부분이 리그를 마치고 피로가 많이 누적된 채로 대회에 참가한 터라 체력을 안배할 유일한 기회라는 점에서 일리 있는 의견입니다. 사실, 이 상황에서는 로테이션으로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해주고 그동안 기회를 못받았던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여기서 반더바르트의 의견은 다른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유로 2008 당시 우리는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3-0 승)와 프랑스(4-1 승)를 연파하면서 무서울 게 없었다. 그러나 조별리그 최종전(vs 루마니아, 2-1 승)에서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져간 것이 결과적으로 리듬에 영향을 줬다. 이 탓에 러시아와의 8강전(1-3 연장패)에서는 이전의 흐름을 재현해내지 못했다"라며 로테이션의 위험성을 말했죠.

 

과연, 이러한 선택이 토너먼트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네덜란드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결과가 말해줄 겁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후반전에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체력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전술적 변화, 실험을 하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쪽입니다. [1.3.5.2] 네덜란드는 여전히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아직 채울 점이 많은 팀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