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s

스티븐 베르하이스 : 21-22 텐하흐 체제의 핵심 그리고 변신의 귀재

낑깡이야 2022. 2. 14. 12:51

베르하이스의 이적은 ‘페예노르트의 주장이자 에이스가 희대의 라이벌 아약스로 이적한다’는 문장 하나만으로도 충격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미 안토니라는 지예흐의 대체자를 구했고 네레스도 잔류한 아약스에게는 아무리 베르하이스가 리그 수위 우측 자원이라고 해도 과잉 투자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이적이었다.

예상대로 안토니와 베르하이스의 경쟁 체제가 구축됐는데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아니, 텐하흐 감독은 전술적 해결책을 마련해 경쟁보다는 공존을 택했다. 이미 1시즌을 보낸 안토니에게 우측을 맡기고 베르하이스를 중앙으로 옮겼다. 13-14시즌, AZ에서 빛을 발한 후로 줄곧 우측에서 뛰었으며 페예노르트에 합류한 후로는 리그 최상위 클래스를 보여준 그이기에 놀라운 선택이었다.

그런데 베르하이스의 빠른 적응이 팀을 바꿨다. S.데용-클라센-반데벡(+다시 클라센)으로 이어지는 ‘아약스형 No.10’을 재해석하면서 공격 패턴 다양화를 만들어냈고 공격 전환 과정에서 빠른 판단력과 자신의 주력을 십분 활용해 속도를 더했다. 이에 아약스 & 네덜란드 레전드 스네이더는 ‘베르하이스는 마치 헬리콥터 같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때로는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공간을 공략하고 만들어내면서 득점을 직간접적으로 도왔고, 때로는 동료 주변으로 크게 돌아 뛰면서 측면 공격수처럼 뛰었다. 이 결과, 페예노르트 시절과 비교해 볼을 만지는 횟수는 크게 줄었으나 또다른 형태로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면서 21-22 아약스의 전술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이런 그가 다시 변신을 꾀했다. 2월에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MF 흐라벤베르흐 대신 좌측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될 때도 3선으로 자주 내려오면서 좌우로 빠르게 전환해주고 공격을 풀어주는 역할을 겸했는데 본격적으로 경기 운영을 책임진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까다로운 비테세(컵)-트벤테를 연달아 5-0으로 무너뜨리는데 공헌했다.

 

이와 관련해 베르하이스는 “트벤테 시절, 브라이언 루이스와 테오 얀센을 보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됐을 때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를 공부했다”며 준비된 변신임을 전했다. 라이벌 클럽에서 넘어온 선수가 돌아온 스타(클라센)에 이어 라이징 스타(흐라벤베르흐)까지 위협하는 존재가 된 셈이다.

그리고 이 덕분에 아약스는 다음 체제도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우측의 안토니가 떠나도, 중앙의 흐라벤베르흐가 떠나도 베르하이스가 있음에.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베르하이스의 아약스 합류는 여러 면에서 21-22 에레디비지 최고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