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divisie

플랜B, 선수 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낑깡이야 2022. 5. 12. 14:59

이미 많이 이야기했고, 나중에 또 깊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올 시즌 베르하이스의 변신은 놀라웠다. 많은 터치와 높은 공격 점유율을 기반으로 공격을 주도하며 엄청난 스탯을 생산해내는 리그 정상급 측면 공격수가 그를 잘 설명할 수 있는 표현들.

그런데 그런 그가 아약스에서는 터치를 적게 가져가면서도 간결하고 신속함을 요구하는 역할을 겸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시작했고, 후에는 아예 좌측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위치를 변경해 공격을 풀어주고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로 팀에 새로운 공격옵션을 제공해줬다.

흔히 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포메이션, 흔히 이야기하는 플랜B를 꺼내고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꾸는 것으로 감독의 전술적 역량을 평가하곤 한다. 그리고 텐하흐 감독은 이러한 분야에 강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텐하흐 감독이 이끄는 팀은 계속 변해왔다. 시즌마다 다른 전략을 준비한 것뿐 아니라 한 시즌을 펼쳐놓고 봤을 때도 계속 변해왔다는 걸 알 수 있다. 포메이션만 열거해보면 복붙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구간을 나누고 선수들이 피치에서 뛰는 실 위치를 보면 보이지 않던 것, 달라보이는 것들이 있을 게다.

이러한 관점에서 21-22시즌은 여러 위치를 옮겨 다니는 가운데서도 마치 주 포지션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높은 수준의 기량을 보여준 베르하이스가 텐하흐 감독의 전술적 키였다고 할 수 있다. 미드필더였던 마즈라위를 바이에른이 원하는 라이트백으로 만든 것도, 2선 자원으로만 인식되던 타디치를 다양하게 활용한 것도, 평범한 아약스형 미드필더였던 반데벡을 독특하게 활용한 것도 모두 텐하흐의 전술적 혜안에서 나온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