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divisie

22-23시즌 시작 - 아약스와 PSV 이야기

낑깡이야 2022. 8. 7. 14:12

아약스, 할일이 많다
먼저 챔피언 아약스부터. 상기 이미지는 22-23 아약스의 럭셔리 스쿼드. 특징을 보면 공격과 비교해 수비가 다소 헐겁다는 점에 있고 이 방대한 스쿼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스흐레더 감독의 숙제겠죠.

프리시즌에 다양한 조합을 구상하고 고민한 흔적이 경기와 인터뷰를 통해 드러났는데 공격은 타디치의 가짜 9번으로 초반을 정리하는 분위기고, 수비는 아직 여러 변수 때문에 다양한 조합을 선보이는 중입니다. 한편, 지난 시즌에 공격을 풀어가는 주요 루트(유닛)이 안토니-마즈라위+@였다면 올 시즌에는 나란히 새롭게 합류한 베르바인-바인달+@가 될 확률이 높고 실제로 그렇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보자면 타디치의 가짜 9번에 대한 유효기간은 끝났고 브로비가 전면(주전기용)에 나서야 합니다. 그는 올 시즌에 20골+을 해줄 수 있는 공격수라는 걸 증명할 겁니다. 그리고 타디치를 내려서 베르바인-바인달 유닛에 타디치-베르하이스를 붙여 왼쪽을 극대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쿠두스가 나오나 테일러가 나오나 타디치-베르하이스가 동시에 기용되는 것과 비교해 수비적으로 엄청난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팀 전체를 보면 1~3선에서 수비 가담을 제일 열심히, 성실하게 하던 이도 타디치-베르하이스였고요. 그러나 팀 운영의 관점에서 올 시즌부터 테일러를 본격적으로 키워야 또다른 세대를 준비할 테고 테일러, 알바레스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공격진의 변화가 중원 구성에도 영향을 줄 겁니다. 고민스러울 테죠.

또 한 가지 고민은 우측입니다. 공격의 방향이 바뀌면 안토니도 이전과는 다른 형태, 다른 결과를 내야할 테고 여기서 올 시즌에는 혼자서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증명해야겠습니다. 여차하면 베르하이스나 타디치가 그쪽으로 돌아뛰면서 지원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안토니 본인의 문제입니다. 프리시즌부터 계속 밸런스를 해치는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파트너가 마즈라위에서 렌쉬로 바뀌었으니 더 신경쓰고 노련하게 해줘야 하는데 개인의 선택에 의한 과한 압박과 이로 인한 대형 이탈로 우측 라인이 계속 무너지는 중입니다.

프리시즌-슈퍼컵-개막전을 치르면서 타디치 원톱이 플랜 A가 되면 안 된다는 건 각이 나왔을 겁니다. 그럼에도 선수의 위상이나 팀 내 입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그게 최선이라고 판단해서 냈을 텐데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게 나타났고 감독이라면 느꼈어야죠. 어떻게 변해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수비진은 배시가 징계서 돌아오면 어떻게 조합하고 변주를 줄 지 지켜보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PSV, 출발은 좋지만 글쎄다
PSV, 반 니스텔로이 감독의 경험에 대한 우려와 달리 출발은 아주 좋습니다. 슈퍼컵-개막전서 화력전을 펼치며 연달아 대승했고 UCL에서도 선전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결과만 보면 '올 시즌 사고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유심히 지켜본 제 생각은 다릅니다.

모나코전은 제가 컨디션이 나빠서 못봤습니다. 그래서 프리시즌-슈퍼컵-리그로 평가해야겠는데요. 뭘 하려는지는 분명히 알겠습니다. 전임 체제들과 비교해 일부 변화도 있었지만 PSV인답게 PSV의 색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축구를 하려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즌을 길게 보고 부임 기간 전체를 생각하면 이제 극초반이라고는 하나 이걸로 될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현재까지 결과는 좋게 나오는 편인데 뜯어보면 팀이 너무 평범합니다.

가장 중점적으로 본 것은 체계 구축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체계를 갖추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대한 흔적이 안 보인다랄까요. 그래도 선수 보강을 역대급으로 해냈고, 덕분에 리그 기준 정상급 자원들이 포지션 별로 두루 포진해 선수층으로 찍어누를 만한 힘이 더해졌고, 맨-파워로 이겨나갈 수는 있을 겁니다. 그동안 그래왔고, 앞으로도 리그 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이러한 면에서 반 보멜의 PSV와 유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18-19시즌 PSV가 역대급 아약스를 상대로도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고 호평을 받았지만 사실 팀 완성도에서는 큰 차이가 났죠. 그래서 무너지는 것도 빨랐고요. 루드의 PSV도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더 신경써야겠습니다. 후방에서 공격을 풀어나갈 때 빌드업 대형이 어설프고 패스 정확도도 부정확한 편이었으며, 압박을 들어가야 할 때도 체계를 갖추고 정확한 타이밍에 팀 단위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점들을 어떻게 고쳐나가는지를 봐야겠죠.

이렇게 빡빡하게 평가했지만 적어도 리그 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문제는 강팀전과 유럽대항전 그리고 컨디션이 한 번 꺾였을 때인데 여기서 반 니스텔로이 감독의 역량, 루텐 코치의 보좌 능력이 드러나겠죠. 그런데 루텐 코치도 감독 시절 이 방면에는 약했던 인물이라 걱정스럽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