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인으로 치른 첫 번째 A매치. 보시다시피 결과는 참담합니다. 불가리아에 1-2 역전패. 특히 경기 장소는 그들의 홈 그리고 7년 가까이 무패 신화를 자랑하던 암스테르담 아레나였습니다. 시기를 고려하면 내용이 나쁘더라도 패해선 안 될 경기였습니다.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역전골을 실점 후 땅을 내리쳤고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DF 헤이팅하를 꾸짖었지만 저는 오히려 이 부분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다른 점들이 더 거슬렸기 때문이죠.
Opstelling Oranje
Krul; Van der Wiel, Heitinga, Mathijsen(Bouma), Willems(Schaars); N.de Jong(Strootman), Van Bommel; Van Persie, Sneijder, Van der Vaart(Kuyt); Huntelaar(Robben).
라인업부터 하나씩 짚어보죠. 평소대로 4-2-3-1 전술을 들고 나왔으나 기존 전술과 다른 것이 있었으니 바로 2선 MF들의 역할. (왼쪽부터)반 더 바르트-스네이더-반 페르시가 FW 훈텔라르를 받쳤는데 평소 측면을 전담해 줄 선수들을 최소 1인 이상은 기용해왔던 것과 달리 반 더 바르트-반 페르시 모두 세컨드톱으로 활용하며 공격 형태를 다르게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수비적으로 나오는 불가리아를 공략하지 못한 원인이 됩니다.
일단 선수 구성에서부터 안이했습니다.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측면의 반 페르시는 '윙'이 아닌 '세컨드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반 페르시의 플레이는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는 측면에 포진했을 때는 언제나 어제와 같은 플레이를 해왔습니다. 특히 측면에 서면 템포를 죽이는 플레이들이 자주 나오는데 이 때문에 공격이 정체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왔고 후방의 반 더 빌과도 호흡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반 더 바르트와 반 페르시 모두 측면에 능숙하지 않은데 특히 왼 측면에 서면 그들의 클래스가 무색할 정도로 경기에 녹아들지 못하고 어색해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날은 스위치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대부분 자신의 자리를 지켰는데 그 결과, 반 더 바르트는 불가리아 수비진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죠. DF 빌렘스와 볼을 주고받으며 무언가를 만들어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습니다.
한편 이러한 구성은 대게 공격이 중앙으로 쏠리기 마련이죠. 그러면 이럴 때일수록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야 상대 수비가 자리 잡고 준비하기 전에 이를 무너뜨릴 수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공격수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후방에서 볼을 점유한다는 핑계로 수비를 편하게 만들어줬죠. 결국 꺼내 든 카드가 로벤이었는데 오른 측면으로 투입했으니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리 만무. 넘어간 흐름을 되찾기에는 무리였습니다.
물론 득점 상황에서 나온 전개는 좋았습니다. 아마 감독이 원했던 그림이었겠죠. 그러나 그러한 그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지 못했고 그보다 더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는 게 우려스럽습니다. 오히려 걱정스럽던 수비라인, 특히 왼쪽은 DF 빌렘스가 경기에 녹아들면서 후반부부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DF 보우마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교체된 DF 마타이센의 몫을 해줬구요. 여긴 오히려 희망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불가리아전에서 안 된 부분을 이야기해봤을 뿐입니다. 변화를 주는 과정이니 개막까지는 두고 봐야겠죠. 하지만 최종 선발 과정에서부터 운영 방식까지 코치진의 색이 많이 지워진, 반 마르바이크 특유의 스타일로 회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습니다. 아직 시간 그리고 평가 무대들이 남아 있으니 지켜봐야겠습니다.
Rapport: Willems verlost ons van één probleem, maar volgende doemt op
http://www.ad.nl/ad/nl/1049/Oranje/article/detail/3261871/2012/05/27/Rapport-Willems-verlost-ons-van-een-probleem-maar-volgende-doemt-op.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