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넘기며 지속됐던 크라이프 vs 反 크라이프의 파워-게임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승자는 크라이프였습니다. 법정까지 가는 공방 끝에 크라이프가 승소했고 여기서 패한 RvC(Raad van Commissarissen)사단은 전원 사퇴로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아직 정리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동안 이 싸움이 어떻게 진행됐고 승리한 크라이프 체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때는 10/11시즌 중반, 거듭되는 아약스의 부침을 보다못한 크라이프가 아약스로 전격 복귀했습니다. 그동안 뒷짐을 진 채 훈수만 두는 데 그쳤던, 그래서 일부 아약스 팬들에게는 비난도 받았던 전설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죠. 그리고 그는 복귀와 함께 실망스러웠던 행보에 책임을 물어 코로넬-반 덴 보흐 체제를 해체시켰습니다. 결국 그들은 아약스가 10/11시즌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씁쓸함을 안고 암스테르담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바통을 이어받은 새로운 보드진(이하 RvC)도 크라이프와 호흡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크라이프를 제외한 나머지 4인 - 텐 하브(의장), 다비즈, 올퍼스, 뢰머 - 을 중심으로 돌아갔죠. 하지만 이는 네덜란드에 상주하지 않고 스페인을 오간 크라이프에게도 잘못이 있었습니다.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죠. 그렇게 이들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첨예하게 대립한 양측은 자신들의 노선을 지켰습니다. 크라이프 측은 프랑크 데 부르가 A팀 사령탑으로 정식 취임하는 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그는 하나하나씩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습니다. 그의 목표는 전설들의 귀환. 선수 혹은 스태프로 아약스의 역사에서 공헌했던 인물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베르캄프, 용크는 A팀 코칭스태프로 승격했고 스탐, 오베르마스 등이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죠.
크라이프의 다음 목표는 총 디렉터 선출이었습니다. 그는 먼저 히딩크에 접촉했으나 이는 실패로 돌아갔고 차선책으로 반 바스텐을 영입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크라이프가 스페인에 건너간 사이 RvC 측이 반 할을 총 디렉터로 선임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묻지 않은 이 선택에 자존심 강한 크라이프는 강하게 반발합니다. 그리고 이는 공방과 법정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이사회 회의부터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회의에선 크라이프가 언성을 높였다는 말들이 들려왔고 텐 하브 의장은 크라이프가 다비즈를 향해 인종차별, 올페스를 향해 여성 모독 발언을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크라이프는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한편 그는 회의가 끝난 뒤 RvC측이 선임한, 그리고 불편한 관계로 알려진 반 할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RvC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크라이프는 아약스 출신 변호사 몰레나르를 대동해 이 문제 - 반 할 선임건 - 를 법정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기나긴 공방 끝에 승소했습니다. 이로써 크라이프는 위태로웠던 AEGON과의 스폰서 계약 문제도 일단락 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결판난 것은 아니며 실무 등 여러 문제에 관해 또 한 번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직 자잘한 문제들이 남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크라이프가 전권을 잡게 될 것이 유력한 이 시점, 아약스에는 또 한 차례 개혁의 물결이 찾아올 것입니다. 이미 크라이프는 복귀와 함께 아약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죠. 바르셀로나를 일으킨 것처럼 말이죠. 중소리그의 성공 표본이 되는 올랭피크 리옹의 전례도 참조할 뜻을 밝혔죠. 과연 크라이프는 아약스 그리고 네덜란드를 바꿀 수 있을까요.
확실한 것은 현 코칭스태프는 더욱 신임을 얻게 됐다는 사실. 파워-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좌불안석이었던 데 부르-베르캄프-용크 체제는 크라이프의 승리로 힘을 받게 될 것이며 이들은 개혁의 중추로 각고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주름 잡았던 전설들이 속속히 복귀, 아약스의 부활에 힘을 쏟겠죠. 당분간 아약스에선 전설들이 복귀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아약스에는 그동안 프론트진이 수없이 교체됐고 이 과정에서 계획했던 프로젝트가 수포가 되거나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체가 크라이프라는 점이 막연한 기대를 갖게 하네요. 워낙 기분파라 언제 마음이 변할지 모르겠지만 진지한 자세로 개혁을 주도한다면 기대가 되는 게 사실입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가 이룬 업적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약스의 부활은 오랑예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흡사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의 관계처럼 말이죠. 이는 70년대를 주름 잡았던 크라이프와 아이들, 유로 88 우승의 주역들,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골든 제너레이션 등이 말해주고 있죠. 현지에서 이 기나긴 싸움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암스테르담뿐 아니라 네덜란드 전체가 민감한 분쟁이었죠.
어찌됐든 이제는 지켜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끝으로 크라이프의 한마디로 글을 맺을까 합니다.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Het spel is nu gespeeld)."
때는 10/11시즌 중반, 거듭되는 아약스의 부침을 보다못한 크라이프가 아약스로 전격 복귀했습니다. 그동안 뒷짐을 진 채 훈수만 두는 데 그쳤던, 그래서 일부 아약스 팬들에게는 비난도 받았던 전설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죠. 그리고 그는 복귀와 함께 실망스러웠던 행보에 책임을 물어 코로넬-반 덴 보흐 체제를 해체시켰습니다. 결국 그들은 아약스가 10/11시즌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씁쓸함을 안고 암스테르담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바통을 이어받은 새로운 보드진(이하 RvC)도 크라이프와 호흡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크라이프를 제외한 나머지 4인 - 텐 하브(의장), 다비즈, 올퍼스, 뢰머 - 을 중심으로 돌아갔죠. 하지만 이는 네덜란드에 상주하지 않고 스페인을 오간 크라이프에게도 잘못이 있었습니다.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죠. 그렇게 이들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첨예하게 대립한 양측은 자신들의 노선을 지켰습니다. 크라이프 측은 프랑크 데 부르가 A팀 사령탑으로 정식 취임하는 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그는 하나하나씩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습니다. 그의 목표는 전설들의 귀환. 선수 혹은 스태프로 아약스의 역사에서 공헌했던 인물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베르캄프, 용크는 A팀 코칭스태프로 승격했고 스탐, 오베르마스 등이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죠.
크라이프의 다음 목표는 총 디렉터 선출이었습니다. 그는 먼저 히딩크에 접촉했으나 이는 실패로 돌아갔고 차선책으로 반 바스텐을 영입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크라이프가 스페인에 건너간 사이 RvC 측이 반 할을 총 디렉터로 선임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묻지 않은 이 선택에 자존심 강한 크라이프는 강하게 반발합니다. 그리고 이는 공방과 법정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이사회 회의부터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회의에선 크라이프가 언성을 높였다는 말들이 들려왔고 텐 하브 의장은 크라이프가 다비즈를 향해 인종차별, 올페스를 향해 여성 모독 발언을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크라이프는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한편 그는 회의가 끝난 뒤 RvC측이 선임한, 그리고 불편한 관계로 알려진 반 할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RvC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크라이프는 아약스 출신 변호사 몰레나르를 대동해 이 문제 - 반 할 선임건 - 를 법정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기나긴 공방 끝에 승소했습니다. 이로써 크라이프는 위태로웠던 AEGON과의 스폰서 계약 문제도 일단락 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결판난 것은 아니며 실무 등 여러 문제에 관해 또 한 번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직 자잘한 문제들이 남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크라이프가 전권을 잡게 될 것이 유력한 이 시점, 아약스에는 또 한 차례 개혁의 물결이 찾아올 것입니다. 이미 크라이프는 복귀와 함께 아약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죠. 바르셀로나를 일으킨 것처럼 말이죠. 중소리그의 성공 표본이 되는 올랭피크 리옹의 전례도 참조할 뜻을 밝혔죠. 과연 크라이프는 아약스 그리고 네덜란드를 바꿀 수 있을까요.
확실한 것은 현 코칭스태프는 더욱 신임을 얻게 됐다는 사실. 파워-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좌불안석이었던 데 부르-베르캄프-용크 체제는 크라이프의 승리로 힘을 받게 될 것이며 이들은 개혁의 중추로 각고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주름 잡았던 전설들이 속속히 복귀, 아약스의 부활에 힘을 쏟겠죠. 당분간 아약스에선 전설들이 복귀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아약스에는 그동안 프론트진이 수없이 교체됐고 이 과정에서 계획했던 프로젝트가 수포가 되거나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체가 크라이프라는 점이 막연한 기대를 갖게 하네요. 워낙 기분파라 언제 마음이 변할지 모르겠지만 진지한 자세로 개혁을 주도한다면 기대가 되는 게 사실입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가 이룬 업적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약스의 부활은 오랑예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흡사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의 관계처럼 말이죠. 이는 70년대를 주름 잡았던 크라이프와 아이들, 유로 88 우승의 주역들,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골든 제너레이션 등이 말해주고 있죠. 현지에서 이 기나긴 싸움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암스테르담뿐 아니라 네덜란드 전체가 민감한 분쟁이었죠.
어찌됐든 이제는 지켜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끝으로 크라이프의 한마디로 글을 맺을까 합니다.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Het spel is nu gespe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