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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한 AZ와 PSV의 차이

No.9 KJH 2013. 5. 11. 23:07


감독에게 시간이 주어진다

5월 9일 알크마르가 PSV를 2:1로 제압하고 1982년 이후 KNVB컵 우승을 차지했다. 퀵 덴 하그(현재는 아마추어팀)와 나란히 4번째 컵전 우승. 아약스(18회), 페예노르트(11회), PSV(9회)에 이은 팀이 되었다. 홈팀쪽 로컬룸의 목욕탕은 크게 만들어져있다. 시합 후 선수들은 헤르트 얀 베르벡 감독을 거기로 집어던졌고 기자회견장에는 젖은 머리인채로 등장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네덜란드에서도 컵전의 지위는 리그전보다 낮다. 이번시즌 알크마르는 KNVB컵 결승전 4일전에야 겨우 잔류를 결정지었다. 현재 한경기를 남겨두고 10위에 불과하다. 젖은 정장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베르벡 감독은 충실한 표정으로 이번 시즌을 되돌아보았다.
 

「저번시즌 알크마르는 리그에서 4위. 게다가 우승경쟁에 참가했던 시기도 있었다. KNVB컵에서는 4강. 유로파리그에서는 발렌시아 상대로 홈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원정에서 결국 무너졌었다. 그래도 유럽무대에서 8강까지 남을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이번시즌 알크마르는 부진했지만 실패한 시즌이라고 할 순 없다. 저번 시즌과 다르게 이번시즌 우리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2009년 4개월로 끝난 로날드 쿠만, 그리고 그 시즌 후반기만 담당한 딕 아드보카트와 같은 예외도 있지만 코 아드리안세(02-05), 루이 반 할(05-09), 베르벡(10-현재) 등 알크마르의 감독은 눈앞의 승리뿐만 아니라 팀을 만드는 시간과 선수를 키우는 시간을 부여받고 있다.


결승전에서 활약한 마헤르와 알티도어

한때 알크마르는 디르크 스헤링가 회장이 소유한 클럽이었지만 그가 경영하는 DSB은행이 2009년 파산하는 대소동이 있었다. 다행히 알크마르의 연쇄도산은 피했지만 큰 부채를 안게되어 재산관리인에게 자산을 관리받게 되었다.
 

매년 많은 주력선수를 파는 것으로 부채를 줄인 알크마르는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금은 재산관리인의 관리가 필요없어 졌다. 또한 로날드 쿠만의 해임과 DSB은행 파산이란 더블쇼크에 빠졌을 때도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어받아 5위라는 성적을 남겼고, 베르벡 감독 취임 후에도 2년 연속 4위를 차지했다. 때문에 이번시즌 10위란 성적에는 불만의 소리도 많지만 클럽 수뇌진은 이 부진이 감독의 잘못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었던 것인지를 분석했다. 이번시즌 에레디비지 18팀 중 득실점차가 플러스인건 단 7팀. 그 중 하나가 알크마르다. 승리의 여신은 웃음지어주지 않았지만 축구 내용적으로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KNVB컵 결승전에서는 미드필더 아담 마헤르와 포워드 조지 알티도어가 PSV의 수비수를 드리블로 제치며 골을 넣었다. 마헤르는 아직 19살이면서도 이미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 데뷔했고 로빈 반 페르시와 찰떡궁합을 이루었다. 다음시즌에는 아약스나 PSV로 이적한다는 루머도 있다. 베르벡 감독은 마헤르를 두고 이번 여름에야말로 이적해야한다고 한다.
 

「저번시즌 그는 알크마르에서 이적할 수 없었다. 이번시즌 팀의 성적은 저조했다. 마헤르 본인도 서포터에게 비난받을 때가 있었다. 이런 일도 경험하고 그는 선수로써 성장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마헤르는 이적해야한다. 그라면 해외클럽에 가더라도 시합에 주전으로 출장할 실력이 있다.」
 

저번시즌 큰 기대와 함께 알크마르에 이적해와 바로 15골을 넣은 알티도어는 「그는 축구를 할 줄 모른다」,「강팀상대로 골을 못 넣는다」란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시즌은 비난을 잠재우는 활약과 성장을 보였다. 마헤르와 알티도어와 다르게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못 한 선수들도 알크마르에는 있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 KNVB컵이란 타이틀은 큰 자신감이 될 것이다.


득점력은 뛰어났던 PSV였지만

한편 클럽 백주년을 맞아 리그 우승을 최저 목표로 두고 싸워온 PSV는 아약스에게 우승을 양보하고 2위. 게다가 KNVB컵조차 놓치며 네덜란드 수퍼컵 우승으로 이번시즌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전부터「리그 우승하지 못 하면 나는 PSV 감독직을 사임하다」고 말해온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결승전 이후 「지금까지 내가 한 발언을 생각하면 내 거취가 어떻게 될지 모두 알 것이다」며 사실상 사임을 인정했다.
 

이번시즌 PSV는 리그 33경기에서 102골을 넣는 빼어난 파괴력을 보였지만 너무나도 수비가 허술했다. 이번 알크마르가 넣은 2골도 수비수의 1대1 능력부족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 마헤르의 드리블로 허용한 첫실점장면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반 봄멜과, 케빈 스투르트만이 자신의 포지션을 비우고 상대에게 공간을 너무 많이 내어줬다.
 

예전에도 「이런 수비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라며 선수에게 책임을 돌린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 「그 수비를 만든 건 당신이잖아」란 비판도 많았다. 작은 지휘관이라 불리는 아드보카트는 「클럽을 떠날 내가 분석하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번시즌을 되돌아보면 아약스의 3연속 우승은 정당한 결과였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PSV는 이번시즌 정말 아쉬운 시즌이 되었다. 수비만 제대로 정비되었다면 이런 시즌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빅 클럽의 고민

아드보카트 감독은 겨우 1시즌으로 끝났다. 이걸로 PSV는 5시즌간 우승에 실패했다. KNVB 결승전에서는 이번시즌 데뷔한 스트라이커 로카디아가 활약했지만 사실 PSV 유스 육성부분에서는 선수들이 「여기선 기회가 적다」며 라이벌 팀 아약스로 이적하는 케이스가 생겨나고 있다. 리그에서 징그러울 정도로 강했던 PSV는 클럽에 우승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압박감을 만들었고 그것이 육성부분에서 필요한 지도의 계속성, 1군 출장기회 두가지를 잃었다.
 

다음시즌엔 U-19 감독이었던 필립 코쿠가 1군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즈볼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아트 란게라감독이 다음시즌부터 PSV의 육성부분책임자가 되었다.
 

지금 아약스는 요한 크라이프가 내걸은 비로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PSV에서도 개혁이 일어나야한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조한 성적으로 리그를 끝마친 두 팀이 치룬 KNVB컵 결승. 그것은 부진속에서도 긴 안목을 가지고 있던 알크마르와 리그 우승에서 멀어진 빅 클럽의 고민이 대조된 시합이었으며,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