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divisie

텐하흐 아약스, 어떻게 달라졌나 (18.2.20)

낑깡이야 2018. 3. 6. 16:37

잠시 달라진 아약스 이야기를 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에릭 텐 하흐의 아약스가 마르셀 카이저 전임 체제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프레싱의 부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피터 보스 체제에서 5초룰로 대변되던 강력한 압박이 네덜란드형 게겐프레싱 형태로 되살아났습니다. 공격권을 넘겨주게 되면 팀 전원이 빠르게 대응, 볼 탈취에 주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수비적인 대형을 갖추고 2~3차 공격에 대응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1.4.1.4.1을 기본 대형으로, 각 포지션별 대형의 간격을 8~10m로, 전체 대형의 간격을 25x45m 안으로 유지하면서 상대의 공격에 일관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여기서 각 대형의 간격은 10m 이상 벌어지지 않는 게 원칙. 한편, 상대 수비가 빌드-업 과정에서 아약스 1선의 압박에 흔들릴 시 2~3선이 무리하게 전진하지 않고 후방은 방어 태세를 구축해 빈틈이 발생하는 걸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하나의 색채. 이를 기반으로 슈팅 허용(유효슈팅)/실점률이 낮아졌습니다.(첨부 이미지 참조)


또한, 카이저 감독이 고안해낸 '하이브리드 플레이메이커' MF 프렌키 데 용의 후방 운용을 실용화한 점도 높이 평가해야겠네요. F.데 용의 개인 역량과 성향 때문에 빈틈이 없는 훌륭한 전술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더 높은 레벨에서 위력을 발휘할지도 의문이죠. 그럼에도 현 시점에선 실보다 득이 많은 전술이며 덕분에 파트너 DF 마타이스 데 리흐트도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하는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F.데 용이 후방에 배치됨으로써 다양한 공격 전개 옵션을 지니게 된 건 이미 과거에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부지런하고 공간을 잘 커버하는 DF 니코 타글리아피코의 가세로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구간으로 여겨지는 하프스페이스를 측면 공격수 때로는 측면 수비수까지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것도 이전 체제와는 다른 점입니다. 카이저 체제는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대략적인 지침만 주고 자율적으로 운영했다면 텐 하흐는 규율/패턴을 매우 중시한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처럼 말이죠.

바이에른 뮌헨에서 현역 감독 가운데 정상을 다투는 과르디올라와 철학을 공유하고 학구열을 불태운 텐 하흐 감독, 호펜하임에서 분데스리가의 떠오르는 젊은 수장 율리안 나겔스만을 보좌한 알프레드 스흐레더 코치. 이들이 만들어내는 암스테르담 연주곡이 기대되는 건 당연한 이야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