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je

[WC10] vs 일본 - 승리가 중요할 뿐

낑깡이야 2010. 6. 20. 00:11
일본전은 흐름에 관한 리뷰는 별도로 필요 없을 듯하다. 최종 결과만 달랐을 뿐 양상은 지난 덴마크전과 동일했다. 오랑예는 전반전에 밸런스를 유지하고 후반전에 공격을 감행하는 형태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상대 팀이었던 일본은 수비에 무게 중심을 잔뜩 실은 채 경기를 풀어나갔다. 만약 아펠라이가 후반에 맞이한 2차례 가운데 한 차례만 득점으로 연결했더라면 최종 결과마저 덴마크전과 동일했을지도 모른다.

지난 덴마크전에 리뷰한 것처럼 경기 내용에는 큰 불만이 없다. 선수들은 모두 자신들에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승리에 공헌했다. 아펠라이도 비록 2차례 기회를 무산시켰으나 자신이 해야 할 임무를 숙지하고 이를 정확하게 이행해냈다. 덴마크전과 마찬가지로 일본전은 팀의 승리이자 집중력의 승리다. 단순히 1~2인의 힘에 결정지어진 것이 아닌 전원이 이끌어낸 승리라는 뜻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원톱. 이날 일본 수비에 고전한 반 페르시는 활동 범위를 넓게 가져가며  이를 타개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반 페르시가 자주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는 카이트 홀로 서 있거나 아무도 없게 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만약 계속 이러한 양상으로 경기를 진행하길 원한다면 훈텔라르의 조기 투입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반 보멜의 경기력도 아쉬웠다. 그는 중원에서 불안한 터치, 투박한 전진으로 네덜란드의 템포 저하에 한몫했다. 이날만큼은 스하르스나 데 제우의 힘이 필요했던 경기였다. 그럼에도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밸런스 유지와 수비 강화의 목적으로 반 보멜-데 용 조합을 고집했고 고집하고 있다. 이는 반 더 바르트가 2경기 연속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의 선택, 비난하진 않겠다.

그러나 칭찬해야 할 부분도 있다. 백4가 일본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은 견고함을 보여줬고 스테켈렌부르흐의 안정감이 경기를 더해갈수록 올라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호재다. 물론 100% 완벽하진 않았다. 지오는 여전히 배후공간이 불안했으며 순간적인 조직력 와해로 포백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이내 전열을 정비, 최후방에서 이를 차단해낸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2경기 연속 무실점. 낯설지 않은가? 

난 덴마크전과 동일한 경기 양상이다 보니 오랑예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강력한 공격력으로 명성을 떨쳐왔던 오랑예이었기에 납득이 가는 발언들이다. 그러나 정작 감독 및 선수단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당연한 반응이다. 우리는 고작 화력 시범으로 메이저대회의 흥이나 돋우는, 주연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조연의 오랑예를 원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왜 우리가 멋진 축구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단언하건대 우리는 진정으로 승리를 원했다. 만약 우리가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했다면 훌륭한 경기를 펼쳤을 것이다. 하지만 승리를 위해 때로는 좋지 않은 경기를 펼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팬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덴마크-일본전에 대한 그의 대답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오랑예도 멋진 축구보다는 이기는 축구를 해야할 때다.


AD Sportwereld Players Report
http://www.ad.nl/ad/nl/1049/Oranje/article/detail/491821/2010/06/19/Spelersrapport-van-Oranj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