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COM에 접속했다가 문득 U-21 EURO 기록들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있으랴. 잠시 포페 데 한과 함께 했던 2연패를 회상해 봤습니다. 그리고 '홀로 추억에 잠기는 게 아쉽다' 생각이 들어 블로그를 통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도 가져볼까 생각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역사의 시작이 됐던 2006년 U21 유럽선수권 대회를 추억해보죠.
2006년 멤버에 대한 기대는 대단했습니다. 자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유망주들이 총집결한 세대였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한들 우승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구요? 아주 단순한 이유입니다. U21 유럽선수권이 개최된 이래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극적으로 토너먼트에 이름을 올렸고 프랑스와 우크라이나를 연파,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였죠.
당시 포페 데 한 감독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축구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선수들의 재능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오랑예 전통의 4-3-3으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죠. 헤렌벤을 지도하면서 쌓아온 이미지와는 완전히 상반된 것들이라 더욱 신선했습니다. 한편 이 대회를 통해 여러 스타가 발굴됐습니다. 리스트만 봐도 알만한 선수들이 나열돼 있을 겁니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1. Kenneth Vermeer
당시에도 상당히 많은 약점을 안은 GK였으나 데 한은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여줬습니다. 등번호 1번을 달고 결승까지 오랑예의 골문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당시 오랑예는 상당히 공격적인 컬러를 지닌 팀이었던 터라 그가 활약할 무대는 많지 않았습니다. 가장 존재감이 없었던 베스트 11이 아니었나 회상해 보네요. 현재는 쏟아지는 비난과 야유 속에 아약스의 주전 수문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2. Paul Verhaegh
덴 보쉬-비테세를 거치며 에레디비지 정상급 라이트백으로 활약했던 선수. 항상 오랑예 후보로 거론됐으나 유독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던 선수. 이 대회에서도 3차전부터 틴달리에 밀려 벤치를 지켰습니다. 그러나 공수가 균형 잡혀 있고 정신적으로도 성숙된 모습을 보여준 모습이 기억납니다. 2010년 '에레디비지 커넥션' DF 산코, DF M.데 용 등과 함께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으며 현재는 승격을 이끈 공로로 주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3. Gijs Luirink
커리어 내내 심각한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수많은 '제2의 스탐' 가운데 1인. 특히 제공권과 파워는 데뷔 때부터 완성 단계에 있었던 선수입니다. 이 대회에서도 블라르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수비 안정화에 기여했죠. 그러나 클럽 커리어는 별 볼 일 없었습니다. 부상 때문이죠. 임대를 전전했고 매년 부상을 달고 살아 전력을 이탈하기 일쑤였습니다. 다행히 새둥지를 튼 스파르타 로테르담에선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 주전으로 활약 중입니다.
4. Ramon Zomer
트벤테-NEC-헤렌벤을 거치며 리그 정상급 CB로 활약 중인 선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적은 없었으나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가는 곳마다 핵심 선수로 자리 잡으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죠. 올 시즌, 새 둥지를 튼 헤렌벤에서도 DF 하우레우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끔 'DF 마타이센도 대표팀에서 뛰는데 DF 조머가 부족한 게 뭐냐'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허허. 마티, 쏘리.
5. Urby Emanuelson
당시에만 해도 넥스트 누만, 넥스트 지오로 칭송받던 선수였습니다. 특히 타 포지션에 놓아도 뒤지지 않을 창의성과 테크닉을 보유, 굉장히 희소성 있는 자원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대회에서도 베스트 11에 선정. 그러나 아약스 후반기에 공격 자원으로 변신했고 현재 AC 밀란에서는 완전히 미드필더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어린 시절을 봤던 팬들은 여전히 레프트백으로의 회귀를 기다리고 있는 아쉬운 선수입니다.
6. Stijn Schaars(Cap)
기적의 아이콘. 심각한 발목 부상으로 1년 넘게 그라운드를 떠났으나 화려하게 부활한 전천후 미드필더. AZ 입단 초기에는 측면과 중원을 오가는 공격적인 자원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부상에서 복귀한 뒤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업에 성공했습니다. 뛰어난 리더십, 안정된 공수, 날카로운 왼발 등 장기가 많은 선수. 이 대회에서도 주장을 맡았죠. 올 시즌 포르투갈 무대에 도전해 스텝-업 중. 개인적으로 이 세대에서 가장 아끼는 선수입니다.
7. Romeo Castelen
페예노르트 시절, 칼루-카이트와 함께 공포의 삼각편대를 이뤘던 검은 날개. 반 바스텐호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페예노르트 팬들의 자랑이었죠. 그러나 페예노르트 말기에 당한 발목 부상이 화근이었습니다. 이후 함부르크에 진출했으나 경기에 뛰는 횟수보다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횟수가 많았을 정도였으니까요. 함부르크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출장은 고작 26경기. 이런 그에게도 봄날은 올는지 모르겠습니다.
8. Nicky Hofs
테오 얀센을 잇는 비테세의 재능. 이 선수도 부상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케이스입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오랑예 붙박이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죠. 뛰어난 득점력, 두려움을 모르는 적극성, 리그 최고의 창의성을 지닌 선수였습니다. 페예노르트로 이적할 때까지만 해도 탄탄대로였으나 부상으로 커리어가 한풀 꺾였고 키프로스까지 가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고향팀 비테세에 돌아와 팀의 재건에 힘을 보태고 있죠.
9. Klaas-Jan Huntelaar
'제2의 반 니스텔로이'에서 '훈신'으로 거듭난 오랑예 No.9입니다. 더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하하.
10. Ismail Aissati
PSV 유스 시절, 반 더 바르트-스네이더에 비견되는 재능이었던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항상 월반하며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었습니다. 이 당시에도 막내였죠. 그럼에도 당당히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이탈리아와의 3차전부터 주전을 꿰차 오랑예의 대역전극을 주도. 그러나 이후 행보는 아쉬웠습니다. 오랑예 대신 모로코를 택했고 아약스로 건너왔으나 부상 때문에 커리어도 꽃피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 중.
11. Daniel de Ridder
풍운의 별. 아약스의 수많은 재능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유망주였으나 출전에 대한 욕심 때문에 조기에 팀을 떠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라 리가, EPL 등을 옮겨 다니며 빅리그에 도전했으나 재능만으로 넘기엔 너무나 높은 벽이었죠. 어머니의 고향, 하포엘 텔 아비브를 거쳐 올 시즌에 그라스호퍼에 둥지를 텄습니다. 여름마다 아약스 팬들이 복귀를 염원하는 선수 가운데 1인이며 개인적으로도 할 말이 참 많은 선수입니다.
12. Haris Medunjanin
AZ가 기대하던 왼발의 마술사. 당시 보르머와 함께 AZ를 대표하는 유망주였고 스파르타 로테르담 임대 시절에도 엄청난 활약을 펼쳐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 그에 따른 전술적 제약 때문에 AZ에선 자리 잡지 못했죠. 그럼에도 스페인 무대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으나 플레이가 여물지 못한 그가 도전하기에는 빡빡한 무대였습니다. 그래도 2년차 때에는 중요한 골들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죠. A 대표팀은 보스니아를 선택했고 현재는 마카비 텔-아비브 주전으로 활약 중.
13. Patrick Gerritsen
이 세대에서 인지도가 가장 떨어지는 선수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도 데뷔는 센세이션했습니다. 트벤테의 저돌적이고 빠른 윙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이후 다리 부상으로 쓰러지고 일어나기를 반복, 그렇게 3년을 허송세월로 보냈습니다. 09/10시즌 고 어헤드 이글스에서 재기에 성공한 그는 자유계약신분이 된 올 시즌 고 어헤드로 완전 이적, 준주전급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4. Collins John
이제는 올라 존의 형으로 더 유명해진 '왕년의 유망주' 콜린스 존입니다. 과거엔 바벨의 라이벌, 은쿠포의 후계자로 유명세를 떨쳤던 인물이죠. 하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해외 진출을 선택, 어려운 커리어를 보냈으며 결국 2008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게 됩니다. 잉글랜드 2부, 벨기에, 미국,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올 시즌에는 이란 무대에서 활동 중. 참고로 콜린스와 올라의 형, 패디 존도 독일 3부 오스나브뤼크에서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15. Fred Benson
비테세가 바벨의 대항마로 키우던 야심작.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전천후 공격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에레디비지의 벽을 넘진 못했습니다. 전성기는 RKC 발바이크 시절이었는데 측면 공격수로 많은 골을 잡아내며 승승장구에 일조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부리터-데 흐로트와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이며 팀의 승격을 도왔죠. 산둥 루넝에서도 뛴 이색 경력이 있으며 올 시즌에는 레히아 그단스크(폴란드)에서 뛰고 있습니다.
16. Dwight Tiendalli
'블랙 막스웰'이라고 칭송받던 사내. 아약스 유스에서 자리 잡지 못해 위트레흐트로 이적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던 어린 시절. 브라트하이트와 함께 리그 최강의 측면 수비 라인을 구축하며 커리어를 쌓아갔으나 그 역시도 부상이라는 장벽 앞에 한 차례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때 입단테스트를 받는 수모까지 당했으나 다행히 트벤테에 정착. 그러나 그가 기대만큼 성장했다면 아마 현 오랑예 RB는 반 더 빌이 아니었을 수도?
17. Ron Vlaar
사연이 많은 친구네요. 반 할의 극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단기간에 오랑예에 선발되는 행운까지 따랐습니다. 그러나 A매치서 루카 토니에게 나뒹구는 수모를 당했고 발이 골절되는 불운이 겹쳐 2년 가까이 부상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09/10시즌, 불굴의 의지로 부활했고 이제는 페예노르트의 주장이자 에레디비지 정상급 센터백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실력에 비해 오랑예에서 중용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네요.
18. Arnold Kruiswijk
이 친구 역시 부상으로 고생했던 수많은 유망주 센터백 가운데 하나입니다. 블라르나 라이링크처럼 심각한 부상에 시달렸던 것은 아니나 부상을 달고 살았죠. 때문에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항상 어려움을 겪었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08/09시즌 안더레흐트로 이적하면서 부활을 알렸고 로다(임대)를 거쳐 헤렌벤에 새 둥지를 텄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하우레우에 밀려 벤치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19. Edson Braafheid
위트레흐트와 트벤테를 거치며 조용한 강자로 군림했던 레프트백. 이러한 활약을 등에 업고 오랑예에도 꾸준히 입성, 지오의 백업이자 후계자로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갔습니다. 그러나 분데스리가 진출 후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고 자신이 자랑하던 수비에서도 두각을 보이기는커녕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토록 신임하던 반 마르바이크도 독일전 참패 이후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린 모양.
20. Demy de Zeeuw
오베르마스, 반 마르바이크(!), 데르케센(!!) 등 고 어헤드는 전형적인 약체임에도 간헐적으로 명작을 내놓는 클럽으로 유명합니다. 데 제우도 그 중 하나였죠. 05/06시즌 AZ에 입성한 뒤 균형 잡힌 미드필더로 오랫동안 에레디비지 정상급 미드필더로 활약했습니다. AZ와 아약스에서 역사적인 우승에 공헌했으며 반 바스텐호 오랑예가 유로 2008에 출전하는 데에도 기여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파르타 모스크바로 이적.
21. Michel Vorm
당시에도 주전이었던 베르메르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던 보름. 골키퍼치고는 그리 크지 않지만 리그 수위를 다투는 반사신경과 정확한 캐치로 수년간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올 시즌 아약스의 구애를 뿌리치고 EPL에 도전, 스완지 시티의 돌풍에 힘을 보태며 전 유럽에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No.2, 현재도 No.2. 그러나 달라진 것은 당시엔 U-21 No.2였으나 현재는 당당히 A 대표팀의 No.2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22. Remko Pasveer
당시만 해도 유망한 GK에 불과했습니다. 팀에 보쉬커라는 거대한 벽이 있었던 것도 이유가 됐겠죠. 그러나 08/09시즌 고 어헤드로 임대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10/11시즌 헤라클레스로 이적해 픽켄하겐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습니다. 반사신경이 뛰어나다거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지만 누구보다 안정감 있는 수비로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올 시즌 최고의 수문장으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
2006년 멤버에 대한 기대는 대단했습니다. 자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유망주들이 총집결한 세대였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한들 우승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구요? 아주 단순한 이유입니다. U21 유럽선수권이 개최된 이래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극적으로 토너먼트에 이름을 올렸고 프랑스와 우크라이나를 연파,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였죠.
당시 포페 데 한 감독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축구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선수들의 재능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오랑예 전통의 4-3-3으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죠. 헤렌벤을 지도하면서 쌓아온 이미지와는 완전히 상반된 것들이라 더욱 신선했습니다. 한편 이 대회를 통해 여러 스타가 발굴됐습니다. 리스트만 봐도 알만한 선수들이 나열돼 있을 겁니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1. Kenneth Vermeer
당시에도 상당히 많은 약점을 안은 GK였으나 데 한은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여줬습니다. 등번호 1번을 달고 결승까지 오랑예의 골문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당시 오랑예는 상당히 공격적인 컬러를 지닌 팀이었던 터라 그가 활약할 무대는 많지 않았습니다. 가장 존재감이 없었던 베스트 11이 아니었나 회상해 보네요. 현재는 쏟아지는 비난과 야유 속에 아약스의 주전 수문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2. Paul Verhaegh
덴 보쉬-비테세를 거치며 에레디비지 정상급 라이트백으로 활약했던 선수. 항상 오랑예 후보로 거론됐으나 유독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던 선수. 이 대회에서도 3차전부터 틴달리에 밀려 벤치를 지켰습니다. 그러나 공수가 균형 잡혀 있고 정신적으로도 성숙된 모습을 보여준 모습이 기억납니다. 2010년 '에레디비지 커넥션' DF 산코, DF M.데 용 등과 함께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으며 현재는 승격을 이끈 공로로 주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3. Gijs Luirink
커리어 내내 심각한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수많은 '제2의 스탐' 가운데 1인. 특히 제공권과 파워는 데뷔 때부터 완성 단계에 있었던 선수입니다. 이 대회에서도 블라르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수비 안정화에 기여했죠. 그러나 클럽 커리어는 별 볼 일 없었습니다. 부상 때문이죠. 임대를 전전했고 매년 부상을 달고 살아 전력을 이탈하기 일쑤였습니다. 다행히 새둥지를 튼 스파르타 로테르담에선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 주전으로 활약 중입니다.
4. Ramon Zomer
트벤테-NEC-헤렌벤을 거치며 리그 정상급 CB로 활약 중인 선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적은 없었으나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가는 곳마다 핵심 선수로 자리 잡으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죠. 올 시즌, 새 둥지를 튼 헤렌벤에서도 DF 하우레우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끔 'DF 마타이센도 대표팀에서 뛰는데 DF 조머가 부족한 게 뭐냐'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허허. 마티, 쏘리.
5. Urby Emanuelson
당시에만 해도 넥스트 누만, 넥스트 지오로 칭송받던 선수였습니다. 특히 타 포지션에 놓아도 뒤지지 않을 창의성과 테크닉을 보유, 굉장히 희소성 있는 자원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대회에서도 베스트 11에 선정. 그러나 아약스 후반기에 공격 자원으로 변신했고 현재 AC 밀란에서는 완전히 미드필더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어린 시절을 봤던 팬들은 여전히 레프트백으로의 회귀를 기다리고 있는 아쉬운 선수입니다.
6. Stijn Schaars(Cap)
기적의 아이콘. 심각한 발목 부상으로 1년 넘게 그라운드를 떠났으나 화려하게 부활한 전천후 미드필더. AZ 입단 초기에는 측면과 중원을 오가는 공격적인 자원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부상에서 복귀한 뒤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업에 성공했습니다. 뛰어난 리더십, 안정된 공수, 날카로운 왼발 등 장기가 많은 선수. 이 대회에서도 주장을 맡았죠. 올 시즌 포르투갈 무대에 도전해 스텝-업 중. 개인적으로 이 세대에서 가장 아끼는 선수입니다.
7. Romeo Castelen
페예노르트 시절, 칼루-카이트와 함께 공포의 삼각편대를 이뤘던 검은 날개. 반 바스텐호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페예노르트 팬들의 자랑이었죠. 그러나 페예노르트 말기에 당한 발목 부상이 화근이었습니다. 이후 함부르크에 진출했으나 경기에 뛰는 횟수보다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횟수가 많았을 정도였으니까요. 함부르크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출장은 고작 26경기. 이런 그에게도 봄날은 올는지 모르겠습니다.
8. Nicky Hofs
테오 얀센을 잇는 비테세의 재능. 이 선수도 부상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케이스입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오랑예 붙박이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죠. 뛰어난 득점력, 두려움을 모르는 적극성, 리그 최고의 창의성을 지닌 선수였습니다. 페예노르트로 이적할 때까지만 해도 탄탄대로였으나 부상으로 커리어가 한풀 꺾였고 키프로스까지 가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고향팀 비테세에 돌아와 팀의 재건에 힘을 보태고 있죠.
9. Klaas-Jan Huntelaar
'제2의 반 니스텔로이'에서 '훈신'으로 거듭난 오랑예 No.9입니다. 더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하하.
10. Ismail Aissati
PSV 유스 시절, 반 더 바르트-스네이더에 비견되는 재능이었던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항상 월반하며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었습니다. 이 당시에도 막내였죠. 그럼에도 당당히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이탈리아와의 3차전부터 주전을 꿰차 오랑예의 대역전극을 주도. 그러나 이후 행보는 아쉬웠습니다. 오랑예 대신 모로코를 택했고 아약스로 건너왔으나 부상 때문에 커리어도 꽃피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 중.
11. Daniel de Ridder
풍운의 별. 아약스의 수많은 재능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유망주였으나 출전에 대한 욕심 때문에 조기에 팀을 떠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라 리가, EPL 등을 옮겨 다니며 빅리그에 도전했으나 재능만으로 넘기엔 너무나 높은 벽이었죠. 어머니의 고향, 하포엘 텔 아비브를 거쳐 올 시즌에 그라스호퍼에 둥지를 텄습니다. 여름마다 아약스 팬들이 복귀를 염원하는 선수 가운데 1인이며 개인적으로도 할 말이 참 많은 선수입니다.
12. Haris Medunjanin
AZ가 기대하던 왼발의 마술사. 당시 보르머와 함께 AZ를 대표하는 유망주였고 스파르타 로테르담 임대 시절에도 엄청난 활약을 펼쳐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 그에 따른 전술적 제약 때문에 AZ에선 자리 잡지 못했죠. 그럼에도 스페인 무대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으나 플레이가 여물지 못한 그가 도전하기에는 빡빡한 무대였습니다. 그래도 2년차 때에는 중요한 골들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죠. A 대표팀은 보스니아를 선택했고 현재는 마카비 텔-아비브 주전으로 활약 중.
13. Patrick Gerritsen
이 세대에서 인지도가 가장 떨어지는 선수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도 데뷔는 센세이션했습니다. 트벤테의 저돌적이고 빠른 윙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이후 다리 부상으로 쓰러지고 일어나기를 반복, 그렇게 3년을 허송세월로 보냈습니다. 09/10시즌 고 어헤드 이글스에서 재기에 성공한 그는 자유계약신분이 된 올 시즌 고 어헤드로 완전 이적, 준주전급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4. Collins John
이제는 올라 존의 형으로 더 유명해진 '왕년의 유망주' 콜린스 존입니다. 과거엔 바벨의 라이벌, 은쿠포의 후계자로 유명세를 떨쳤던 인물이죠. 하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해외 진출을 선택, 어려운 커리어를 보냈으며 결국 2008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게 됩니다. 잉글랜드 2부, 벨기에, 미국,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올 시즌에는 이란 무대에서 활동 중. 참고로 콜린스와 올라의 형, 패디 존도 독일 3부 오스나브뤼크에서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15. Fred Benson
비테세가 바벨의 대항마로 키우던 야심작.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전천후 공격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에레디비지의 벽을 넘진 못했습니다. 전성기는 RKC 발바이크 시절이었는데 측면 공격수로 많은 골을 잡아내며 승승장구에 일조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부리터-데 흐로트와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이며 팀의 승격을 도왔죠. 산둥 루넝에서도 뛴 이색 경력이 있으며 올 시즌에는 레히아 그단스크(폴란드)에서 뛰고 있습니다.
16. Dwight Tiendalli
'블랙 막스웰'이라고 칭송받던 사내. 아약스 유스에서 자리 잡지 못해 위트레흐트로 이적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던 어린 시절. 브라트하이트와 함께 리그 최강의 측면 수비 라인을 구축하며 커리어를 쌓아갔으나 그 역시도 부상이라는 장벽 앞에 한 차례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때 입단테스트를 받는 수모까지 당했으나 다행히 트벤테에 정착. 그러나 그가 기대만큼 성장했다면 아마 현 오랑예 RB는 반 더 빌이 아니었을 수도?
17. Ron Vlaar
사연이 많은 친구네요. 반 할의 극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단기간에 오랑예에 선발되는 행운까지 따랐습니다. 그러나 A매치서 루카 토니에게 나뒹구는 수모를 당했고 발이 골절되는 불운이 겹쳐 2년 가까이 부상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09/10시즌, 불굴의 의지로 부활했고 이제는 페예노르트의 주장이자 에레디비지 정상급 센터백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실력에 비해 오랑예에서 중용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네요.
18. Arnold Kruiswijk
이 친구 역시 부상으로 고생했던 수많은 유망주 센터백 가운데 하나입니다. 블라르나 라이링크처럼 심각한 부상에 시달렸던 것은 아니나 부상을 달고 살았죠. 때문에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항상 어려움을 겪었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08/09시즌 안더레흐트로 이적하면서 부활을 알렸고 로다(임대)를 거쳐 헤렌벤에 새 둥지를 텄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하우레우에 밀려 벤치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19. Edson Braafheid
위트레흐트와 트벤테를 거치며 조용한 강자로 군림했던 레프트백. 이러한 활약을 등에 업고 오랑예에도 꾸준히 입성, 지오의 백업이자 후계자로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갔습니다. 그러나 분데스리가 진출 후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고 자신이 자랑하던 수비에서도 두각을 보이기는커녕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토록 신임하던 반 마르바이크도 독일전 참패 이후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린 모양.
20. Demy de Zeeuw
오베르마스, 반 마르바이크(!), 데르케센(!!) 등 고 어헤드는 전형적인 약체임에도 간헐적으로 명작을 내놓는 클럽으로 유명합니다. 데 제우도 그 중 하나였죠. 05/06시즌 AZ에 입성한 뒤 균형 잡힌 미드필더로 오랫동안 에레디비지 정상급 미드필더로 활약했습니다. AZ와 아약스에서 역사적인 우승에 공헌했으며 반 바스텐호 오랑예가 유로 2008에 출전하는 데에도 기여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파르타 모스크바로 이적.
21. Michel Vorm
당시에도 주전이었던 베르메르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던 보름. 골키퍼치고는 그리 크지 않지만 리그 수위를 다투는 반사신경과 정확한 캐치로 수년간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올 시즌 아약스의 구애를 뿌리치고 EPL에 도전, 스완지 시티의 돌풍에 힘을 보태며 전 유럽에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No.2, 현재도 No.2. 그러나 달라진 것은 당시엔 U-21 No.2였으나 현재는 당당히 A 대표팀의 No.2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22. Remko Pasveer
당시만 해도 유망한 GK에 불과했습니다. 팀에 보쉬커라는 거대한 벽이 있었던 것도 이유가 됐겠죠. 그러나 08/09시즌 고 어헤드로 임대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10/11시즌 헤라클레스로 이적해 픽켄하겐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습니다. 반사신경이 뛰어나다거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지만 누구보다 안정감 있는 수비로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올 시즌 최고의 수문장으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