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에레디비지 중위권에서 가장 위력적이고 위협적인 선수는 누구냐'는 질문에 주로 선정하는 고정픽이 몇명 있는데 그 가운데 1명이 바로 MF 브라이언 린센(비테세)입니다. 네, 최근 페예노르트와 아약스를 연달아 침몰시키며 17/18 에레디비지 우승 레이스의 X-팩터로 떠오른 그 인물이죠.
사실 그가 가진 재능을 구석구석 살펴보면 그렇게 특출나 보이진 않습니다. 주로 측면에 서는 2선 자원인데 스피드가 폭발적인 것도, 엄청난 테크니션인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커리어 전체를 봤을 때 득점력이 엄청나게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경기 관여도가 매우 높으냐 그것도 아니고 피지컬이 좋아서 힘/제공권에서 상대를 압도하느냐 그 또한 아닙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럼 이 선수는 도대체 할 줄 아는 게 뭐냐'라고 되물을 수도 있겠네요.
이런 그를 어떻게 위력적인 선수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은 '빅-매치 히어로'라는 제 나름대로의 타이틀로 대신할 수 있겠습니다. 그에겐 에레디비지를 꾸준히 보는 사람만 체감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공격 국면에서의 탁월한 위치선정과 강력한 킥, 강한 근성과 볼에 대한 집념이 그의 커리어를 여기까지 올려놓았죠. 특히, 큰 경기가 될수록 이러한 능력이 더욱 커진다는 게 놀랍습니다.
사실 VVV-벤로 시절부터 헤라클레스-흐로닝언을 거쳐 비테세에 합류하기까지 약 7년이라는 세월을 꾸준히 지켜봐왔지만 유니폼 빼고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 한 가지 슈팅의 날카로움은 해를 거듭할수록 매서워지고 있군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한 걸까요. 이런 선수가 있어 에레디비지는 오늘도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