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divisie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 똑같이 혹은 다르게

낑깡이야 2011. 3. 13. 16:11
원정에서 브라가와 디나모 키예프에 일격을 당한 프리미어리그 강호,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경기 종료 직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던 레버쿠젠-비야레알.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도 이변의 연속이었다. 물론, 에레디비지 3팀도 이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승리가 유력했던 두 팀이 덜미를 잡힌 반면 전망이 어두웠던 한 팀은 놀라운 승리로 에레디비지의 자존심을 살려줬다.

자충수 둔 아약스, 일격에 쓰러지다
16강까지 다소 행운이 따랐던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이들은 기세가 오른 아약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는 0대1 원정팀 스파르타크의 승리였다. 경기 내용을 복기해봤을 때 데 부르 감독의 인터뷰처럼 최소 3골 이상 넣어야 했던 경기. 하지만 골 결정력 부족에 울며 홈팬들 앞에서 영패를 당해야 했다. 선수 개개인의 활약도 나쁘지 않았고 조직력도 좋았던 이들에게 한 가지 부족했던 '무언가'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26라운드가 끝난 뒤, 아약스에 한차례 태풍이 휘몰아쳤다. 엘 함다위가 2군으로 강등된 것. 그리고 그 여파는 유로파리그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수차례 기회를 만들어냈으나 선수들이 번번이 무산시키며 스파르타크로 하여금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 것. 만약 엘 함다위가 있었더라면 최소 1골은 확실하게 터뜨려줘 흐름을 가져오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궁지에 몰린 아약스, 그들은 2차전에 어떤 카드를 꺼내 들 것인가.

PSV, 내용과 결과 모두 2% 부족했다

객관적인 전력차와 좋은 분위기 때문에 승리가 유력해 보였던 PSV. 그러나 이번에도 지긋지긋한 'SPL 징크스'는 깨뜨리지 못했다. 유럽 클럽대항전에서 스코틀랜드 클럽을 제압해본 기억이 없었던, 특히 홈에선 3전 전패를 기록 중이던 PSV는 시종일관 공세를 퍼부었음에도 0대0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원정에서 최소 골을 터뜨리고 무승부를 거두거나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원정을 떠나게 됐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주자크-렌스의 측면 라인은 레인저스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렸다. 토이보넨의 공격 전개도 경기 주도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베리. 올 시즌 임대 신분으로 PSV에 합류한 그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일관, 실망감을 안겨주더니 이날도 수차례 기회를 무산시키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다가올 2차전, 베리의 부활을 기대하기보다는 주자크-토이보넨-렌스의 분발을 기대하는 편이 나을지 모르겠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트벤테
제니트라는 가장 어려운 대진표를 받았던 트벤테. 기우였다. 3년 전 UEFA컵 정상에 올랐던 제니트를 홈으로 불러들여 3대0으로 승리, 이변 아닌 이변을 일으켰다. 제니트전은 트벤테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이들이 지닌 잠재력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경기였다. 인터밀란, 토트넘, 브레멘과 한 조에 속했던 챔피언스리그부터 지금까지 보여준 이들의 저력만 본다면 유로파리그 우승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진정한 강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경기를 보면 초반과 비교했을 때 베스트 11의 변동이 심하다. 란자트의 체력적인 부담, 더글라스의 징계, 루이스의 부상 등이 겹쳐 불가피했던 변화였지만 그들을 대신하는 선수들 - 바이라미, 부이세, 벵트손 - 이 캐미스트리를 무너뜨리지 않고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이 정도면 공수밸런스가 탄탄한, 특히 수비가 견고한 트벤테인 만큼 8강 진출이 가까워졌다고 봐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