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divisie

역대 최강의 2위 - 09/10 아약스

낑깡이야 2010. 5. 3. 19:57
역사는 항상 1등만을 기억한다. 그러나 여기 반드시 기억해야 할 2등이 있다. 09/10 아약스다. 지난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의 전망은 어두웠다. 마틴 욜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으나 정작 재정난으로 영입에 어느 때보다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고 주장 베르마엘렌까지 아스널에 내주고 말았다. 데 제우 영입에 8m을 투자했을 뿐, FA로 영입한 선수들과 임대에서 복귀한 선수들로 새롭게 전력을 구축해야 했다.

출발도 순조롭진 못했다. 욜 감독이 체제를 정비하고 자신의 축구를 구현하고자 다양한 실험을 반복하는 동안 라이벌들은 격차를 벌리며 아약스를 끌어내렸다. 그 결과 아약스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전반기 일종 속에 3패 - PSV, 트벤테, 위트레흐트 원정 - 나 경험했고 때문에 PSV 에인트호벤과 트벤테가 동반 무패 행진을 내달리는 것을 먼발치에서 씁쓸하게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모두가 아약스는 우승 전선에서 이탈했으며 트벤테와 PSV가 우승 레이스를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후반기에 돌입한 아약스는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엄청난 고공비행으로 선두권을 추격했다. 이들은 후반기에 15승 2무를 기록했으며 14연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선보인 아약스였다. 17경기 가운데 무려 12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53골을 몰아치며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최후까지 아약스를 향해 웃어주지 않았다. 무패행진 마감과 함께 끝없이 추락한 PSV와 달리 선두 트벤테는 경기력 하락에도 꾸준히 승점을 쌓아갔고 최종전까지 승리로 장식, 창단 첫 우승을 만끽했다. 이에 아약스는 다시 2위에 그치고 말았다. 특히 트벤테쪽 골이 터질 때마다 환호하던 NEC 서포터들과 90분 동안 줄기차게 내리던 빗줄기가 2위에 그친 아약스를 더욱 슬프게 했다.
 
아약스는 03/04시즌을 끝으로 6년째 왕좌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는 역사상 최장 시간 우승 실패라는 수치스러운 기록이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그들은 1위보다 훌륭했던 2위였다. 득점왕과 도움왕을 독식한 주장 수아레스는 <텔레스포트> 올해의 선수 수상이 유력하며 최소 실점률과 최다 클린-시트를 기록한 수문장 스테켈렌부르흐는 <스포르트위크> 올해의 선수 수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끝으로 흥미로운 기록들로 이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한다.

- 베스트 11을 구성하는 데 쓰인 이적료는 단 15.5m(수아레스 7.5m+데 제우 8m)에 불과하다.
- 베스트 11 가운데 8명이 유스(케이프 타운 출신 에노 포함)로, 6명이 오랑예로 구성됐다.
- 백4와 골키퍼는 전원 유스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단 20실점만을 허용하며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 105득점 20실점을 기록했으며 골득실은 +86이었다. 참고로 트벤테는 63득점 23실점 +40을 기록했다.
- 백4는 리그에서만 11골을 합작(VDW 6골 + 베르통언 3골 + 토비 2골), 공격하는 백4로 명성을 떨쳤다.
- 수아레스는 35골 17도움을 기록했으며 판텔리치가 16골 8도움으로, 심 데 용이 10골로 뒤를 받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