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divisie

반 할 그리고 94/95 아약스 - Chapter III

낑깡이야 2013. 1. 15. 10:10


Chapter III - The System



아약스 훈련장에는 세계 각국의 축구 코치가 매일이라고 해도 될 만큼 자주 방문한다. 이 클럽이 올린 성공의 비밀을 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van Gaal이 주도하는 훈련의 내용이나 전술적 요소를 노트에 쓰고 돌아간다. 그러나 van Gaal은 말한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훈련 모두 아약스라고 하는 팀 전체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온 산물이며,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아약스라고 하는 팀에서 경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전술을 복제하는 것만으로는 무의미하다는 뜻. 그럼에도 그들의 전술적인 시스템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만큼 그 콘셉트가 훌륭하기 때문이다.

 POSSESSION 
 

아약스 축구의 특징,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높은 볼 점유율이다. 물론 축구는 점유율의 우위를 따지는 게임이 아니다. 하지만 점유율을 높이면 상대는 공을 쫓아다녀야 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은 큰 어드밴티지다. 1~2차례 터치를 통해 빠르게 공을 순환시키면서 경기를 지배함으로 자신들의 리듬과 포메이션을 컨트롤 할 수 있다. 트라이앵글도 많이 만들 수가 있다. 이에 관해 van Gaal은 이렇게 말한다.

"일반적으로 코치진은
 오랜 시간 긴 거리를 달리길 원한다. 하지만 아약스에서는 가능한 짧은 거리를 달리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러니까 연습의 목적, 그 중심은 공을 보관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에는 꽤 고도의 패스 기술이 필요하다. 판단력, 릴리스 타이밍, 받는 이를 고려한 속도 & 세기 조절 등 이러한 것들은 한결같은 반복 연습과 정신적인 이해가 뒤따라야만 할 수 있다."

1995년, 빈에서 아약스 vs 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관전한 Lothar Matthaus는 아약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완벽한 패스 테크닉이 인상 깊었다. 도대체 얼마나 연습해야 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지 정말로 놀랍고 훌륭하다. 감독은 '항상 공을 소유할 수 있다'고 지시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아닐까. 이것은 세계 축구를 놀라게 할 만한 하나의 형태로 매우 위협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매력적이기도 하다." 

당시의 시합에서는 아약스의 전반 점유율은 52%에 머물렀다. 이것은 시합 전체가 느슨한 페이스로 진행된 탓으로 항상 60% 이상을 요구하는 아약스로서는 낮은 숫자라고 할 수 있었지만 다른 클럽의 관점에선 충분히 목표가 되는 숫자였던 것이다.

  

POSITIONAL GAME

DEFENSE


 POSITIONAL GAME 

아약스가 공을 소유했을 때 선수는 3-4-3 전술에 맞춰 배치된다. van Gaal은 등번호와 포지션을 연결해 각각 다른 역할을 주고 있다. 또 자신들이 볼을 가지고 있을 때와 상대가 볼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역할이 달라진다. 아약스의 유스팀도 같은 시스템으로 연습하고 있어, 클럽 전체가 이 시스템을 서포트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약스는 통상, DF가 빌드업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주도한다. GK는 기본적으로 롱 킥을 차지 않고, 게임을 만드는 DF에 짧게 연결해준다. 그 후 팀 전체가 패턴적인 움직임을 시도한다. 누군가가, GK로부터의 볼을 받기 위해서 뒤로 내려오면 다른 선수는 상대 측면에 침입해 간다.

측면 MF(6-8)는 전방으로 침투한다. 자기보다 앞선에 있는 선수가 DF로부터의 패스를 받기 쉽게 공간을 만들어내는 움직임을 시도한다. 또, 이 2인은 두 윙(7-11)의 후방에 위치해, 그들의 플레이 존을 제한하지 않게 해야 한다. 
MF의 역할은 FW를 서포트하는 일이며 윙을 넘어 오버랩하는 일은 용서되지 않는다. 이것은 MF나 DF에 오버랩을 권장하고 있던 van Gaal의 전임자들과 가장 큰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공격진(7-9-10-11)이 측면에서 궁지에 빠지면 MF진이 그것을 서포트해, 반대편 측면로 전개해야 한다. 아약스는 시합 대부분을 상대 측면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이러한 한정된 공간에서는 개인 전술의 이해도, 상황 판단력, 다른 선수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내는 헌신적인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윙의 플레이에 들어맞는다. 2명의 윙은 양 측면에 붙여 CF와 AMF(9-10)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아약스가 자주 시도하는 공격 패턴은, 9번의 공간에 누군가가 기습적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공간으로 달리기 시작해 DF로부터 롱패스를 받는다. 이것이 van Gaal 시스템의 아웃 라인이다. 지금부터 각 라인에 대해 세세하게 들어가 보자.


 DEFENSE 
 

아약스는 2-3-4-5가 DF진에 해당한다. 2-5가 측면 수비, 3-4가 DF라인의 중앙에 위치하는 선수다. van Gaal이 측면 수비에 요구하는 것은 깨끗하고 안전한 플레이다. 예를 들면 van Gaal이 Reiziger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그의 간결한 플레이다. 볼을 소유 시 공격권을 건네주는 위험 부담이 있는 플레이는 지양한다. 

전방에 볼을 패스할 곳이 없으면 곧 바로 van der Sar에게 볼을 돌려준다. van der Sar도 과거 축구의 스위퍼와 같은 플레이를 할 수 있어, 항상 패스를 받을 태세를 하고 있다. van Gaal은 물론 90분간 상대의 FW를 밀착해 마크하는 능력도 요구하고 있다. 그 밖에도 필요한 능력으로는 스피드, 전술의 눈(선수와의 간격유지, 압박의 타이밍, 동료의 지원), 양발을 사용하는 능력, 완벽한 패스 테크닉을 들 수 있다.

van Gaal이 과거 아약스와 비교해 색다른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센터백이다. 이들에게는 단순히 DF의 능력 이상의 것을 원하고 있다. 실제 No.4는 또 다른 플레이메이커이다. 아약스의 No.4는 공격권을 소유 시 공격에 가담하고 수비에 돌아가는 올바른 타이밍을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결정적인 패스를 해줄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공격권을 내줬을 때에는 전술의 눈을 가지고 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어느 타이밍에서 DF 라인의 전방과 후방 혹은 동일 선상에서 플레이해야 하는지를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No.3도 마찬가지. 존 압박 개시의 신호가 되는 선수로 중심축을 이루는 선수들(3-4-10-9)과의 간격 유지가 적절한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측면 선수들과의 거리, 방향도 조절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서는 단지 '수비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선수는 빌드업이나 공격에 공헌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상대가 3백일 경우 측면 수비와 같이 'Killer'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MIDFIELD

ATTACK


 MIDFIELD 

van Gaal의 시스템에서는 No.6이 우측 MF, No.8이 좌측 MF, No.1이 중앙 공격형 MF다. 이러한 위치 조정은 볼 소유 시 No.4가 전진하면서 No.10이 6-8보다 앞에서 플레이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취임 초기에는 Bergkamp가 이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그가 떠난 뒤에는 Litmanen이 이 포지션에서 훌륭한 활약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van Gaal은 이렇게 평가했다.

"러닝 센스, 다른 선수에 대한 헌신적인 움직임. 아약스의 센터 플레이어로서 필요한 능력을 모두 겸비한 재능이다. 볼을 빼앗기면 곧바로 수비에 가담하고 볼을 탈취하면 공격수 옆에서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플레이한다."

두 측면 MF(6-8)에게도 다른 일을 요구하고 있다. 코치진 대부분은 이 포지션의 선수에게 볼 간수 유지를 요구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드리블하면서 2대1로 수적 우위를 만들어내는 움직임,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가해 스스로 골까지 넣어주는 움직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아약스의 측면 공격수에겐 반드시 수비가 붙으므로 이 두 MF는 그 혜택을 받을 수가 있다. 그것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완벽한 볼 컨트롤로 공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창조적인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볼을 잃었을 때에는 언제 어떻게 압박할지 적절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외에도 그들에게 할당된 공간이 넓어 엄청난 체력이 요구된다. 아약스가 유럽 챔피언에 등극했을 당시에는 No.6 Seedorf, No.8이 Davids였다. 그들은 지금도 이 전술의 이상적인 6-8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에 쓴 것처럼 볼 소유 시에는 No.4가 4번째 MF가 된다. 그러므로 이 위치에는 '천재적인' 전술의 눈을 지닌 선수가 적합하다. 세로 라인(3-4-10-9)은 사다리처럼 줄을 서 No.4가 이 세 선수 사이에서 볼을 컨트롤 한다. 즉, 이 선수의 존재로 '3번째의 선수'와 2대1 패스를 통해 폭넓은 공격이 가능하게 된다.

van Gaal은 아약스의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이 포지션의 선수로 Jonk를 택했다. 그 후, 밀란에서 돌아온 Rijkaard에게 이 포지션을 맡겨 팀은 안정도를 더했고 유럽 챔피언에 올랐다. 참고로, 바르셀로나에서 이 역할을 담당한 선수는 Guardiola였다.


 ATTACK 

윙은 우측이 No.7, 좌측이 No.11이다. 그리고 No.9가 중앙에 선다. 항상 누군가는 윙의 역할을 한다. 2명의 윙이 플레이 영역을 넓게 사용해 CF를 위해 공간을 만든다. 후방에서 볼을 소유한 DF가 공간을 만들어낸 FW로 빠르고 정확하게 볼을 배급하는 것이 아약스가 자주 사용하는 패턴 가운데 하나.

만약 윙이 볼을 소유하면 그 뒤에 포진한 MF가 곧바로 측면으로 이동해 언제든지 2대1 패스를 주고받을 수 있게 준비한다. 이때 윙은 경기 흐름을 읽어 골문으로 돌진할지, 크로스를 시도할지, 일단 다시 동료에게 볼을 맡기고 공격을 세트업 할지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완벽한 킥 테크닉의 소유자만이 압박 속에서도 정확한 크로스를 올릴 수 있다.

윙에 대해 van Gaal은 지금까지의 관념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운 플레이를 빠른 단계로 요구하고 있었다. 그것은 상대가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의 수비에 관한 것으로 그 요구는 매우 무거운 것이다. 우선 그는 압박을 시도할지, 포기하고 수비 위치로 돌아갈지를 판단한다. 그다음 MF와 함께 커버와 서포트를 행한다. 만약 이 움직임을 통해 볼을 탈취하면 주변 동료에게 볼을 건네주고 곧바로 자신의 위치로 돌아와 동료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낸다. van Gaal의 아약스에서는 Overmars(11)와 Finidi(11)가 이 패턴의 중심이었다.

한편 No.9에는 Kluivert-Kanu 이외에 전 스웨덴 FW Pettersson, 다재다능한 R.de Boer 등 전문 공격수가 아닌 선수들이 기용되는 횟수도 잦았다. 그들은 van Basten처럼 매 시즌 20골+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은 아니었지만 컨트롤이 뛰어나고 동료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 내는 등 여러 가지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약스는 매우 좁은 공간에서 볼을 돌리는 축구를 하는 만큼 MF나 DF가 득점에 가세하는 일도 많았다. 그것들은 Pettersson과 R.de Boer가 효과적으로 플레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3번째 선수'를 자처했고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그들이 만들어 낸 공간을 살릴 수 있다. 한편 유스에서 올라온 Kluivert는 이러한 능력뿐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득점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즉 시스템은 코치의 콘셉트만이 아니라 그 시스템에 적합한 선수가 존재하는지도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