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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페예노르트가 만드는 통쾌함

No.9 KJH 2013. 4. 6. 22:34



스타디움에 퍼진 허위 정보
 
페예노르트의 홈 데 카윕의 1층석은 경사가 완만해서 보기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시설도 오래되었고, 현대 스타디움에 비교하면 쾌적함도 떨어진다. 하지만 축구장으로서의 아름다움은 발군이며 게다가 페예노르트의 서포터는 뜨겁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디움이란 긍지도 높고 여기서 KNVB컵 결승전이 치러지는 것도 네덜란드 축구계의 전통이 되어있다.

하지만 3월 17일 위트레흐트전 데 카윕은 스타디움도 아니었고 아레나도 아니었다. 원형격투장을 의미하는 콜로세움으로 불러야 할 정도의 분위기였다. 풋볼이란 공을 두고 22명이 싸우는 격투기. 게다가 힘만쓰는 것이 아니다. 그라지아노 펠레같은 공중에서 멈추면서 공을 다루는 기술. 루벤 스하켄같은 눈에 띄는 스피드, 쟌 폴 보에티우스와 같은 트릭을 쓰는 운동선수들이 1:1을 계속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시합 그 자체는 레벨이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관중들의 “더욱 싸워라, 더 땀을 흘려라! 그리고 시합에서 승리하라!”란 요구에 페예노르트 선수들은 그에 대응하듯이 싸웠다.

전광판에는 89‘ 페예노르트 2 위트레흐트 1이라 표시되었다. 4만 7천명의 관중 대부분이 홈팀의 추가득점을 바라면서 시합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1층에 자리잡았던 서포터가 양손에 손가락을 3개 세우면서 3:3이다!라고 소리질렀다. 하프타임에서 선두 아약스는 2:0으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AZ가 막판에 따라잡았다--그렇다, 데 카윕의 수많은 관중들은 이해한 것이다. 3위 페예노르트는 아약스를 제치고 2위에 부상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데 카윕에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쁨속에 잠겼다.

하지만 3분의 추가타임이 끝나고 페예노르트가 승리한 다음 장내 아나운서가 전한 건 3:2로 아약스가 승리했다는 소식이었다. 3:3 소란은 허위 정보였던 것이다. “한방 먹었다”며 쓴웃음이 데 카윕에 펼쳐졌다. 하지만 그것도 네덜란드인이 좋아하는 축구 농담 중 하나다. “풋볼 유머”란 것이다. 마지막엔 “페예노르트! 페예노르트!”란 합창으로 이 날의 막이 내려졌다.


응원하는 네덜란드인이 50만명 증가
 
2시즌 전 PSV에 0:10으로 역사적 대패를 경험하고 게다가 작년 개막전 선수들의 신임투표에 의해 마리오 벤 감독이 경질당하는 등 전대미문의 사건이 일어났던 “몰락한 명문” 페예노르트가 이번시즌은 98/99시즌 이래 오랜만에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다달았다. 남은 7경기, 선두 아약스의 승점은 57, 2위 PSV와 3위 페예노르트의 승점은 56이다.(4월 6일 지금은 페예노르트가 한경기 더 하고 아약스가 1점 앞서있음)

최근 아약스의 거리 암스테르담은 거닐고있자면 “이번시즌은 페예노르트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네덜란드인이 생겼다.

“지금의 페예노르트는 무척 좋아! 젊은 선수들이 겸허한 자세로 임하고 있지. 나는 아약스의 건방진 분위기가 싫어”아약스 선수, 서포터의 구호는 「Wij zijn Ajax. Wij zijn de beste(우리는 아약스, 우리가 최고」이다. 그 강렬한 위너스 멘탈리티야말로 그들의 피에 이어져내려온 것이지만 한편 오만하게도 보인다. 여기에 질린 네덜란드인이 지금 페예노르트의 부활극에 공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보도에 의하면 페예노르트를 응원하는 네덜란드인이 최근 50만명이 늘어났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유스선수를 적극기용했지만
 
위트레흐트전의 페예노르트는 이탈리아인 스트라이커 펠레를 제외하고 10명 모두 네덜란드인이었다. 그 중 골키퍼 뮐더, 수비수 데 브라이, 마르틴스 인디, 클라시, 데 뷔에나, 보에티우스는 페예노르트 유승출신 선수. 거액의 부채에 몰리며 어쩔 수 없이 유스선수의 적극등용(다릴 얀마타는 페예노르트 유스 출신이지만 헤렌벤에서 영입함)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페예노르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서 많은 네덜란드 국가대표선수를 낳고 있다.

이번 국가대표 대항전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에 소집된 페예노르더는 얀마트, 데 브라이, 마르틴스 인디, 마타이센, 클라시, 뷔에나, 보에티우스, 스하켄에 더해 블라르(아스톤 빌라), 데 구즈만(스완지 시티), 반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딕 카이트(페네르바흐체)가 포함되었다. 페예노르트란 브랜드를 확실히 회복하고 1980년대 페예노르트를 지탱했던 자동차메이커 오펠이 저번시즌부터 4시즌간 1군뿐만 아니라 유스 육성부분도 포함해 메인 스폰서로 돌아왔다.


아약스, PSV를 넘어설 수 있을까
 
시합에선 승리했지만 위트레흐트전의 페예노르트는 “대부분의 선수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 했다”고 쿠만 감독이 말할 정도의 내용이었다. 센터백 데 브라이는 실수로 상대 포워드 반 더 훈에게 공을 빼앗겨 골을 헌납해 1:1이 되었다. 하지만 그 2분 뒤 라이트백 얀마트가 굉장한 기세로 상대 공을 빼앗아 스하켄과 원투패스를 만들어냈다. 그것이 결승골이 되었다.

페예노르트는 젊은 팀인만큼 데 브라이같은 네덜란드 국가대표여도 해선 안 될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걸 구한 것이 빛나는 활약을 하며 골을 만들어낸 얀마트. 누군가의 실수를 동료가 커버해주는 팀 스포츠의 쾌감이 페예노르트에는 있다.

라스트 스퍼트로 정편이 난 아약스, “우승후보 0순위”라고 불리던 PSV 두팀을 과연 페예노르트는 넘어설 수 있을까. 남은 7경기 페예노르트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http://sportsnavi.yahoo.co.jp/sports/soccer/eusoccer/1213/columndtl/201303200004-spnavi?page=2
3월 20일자 나카타 토루 씨 컬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