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어느 날, 네덜란드 축구계는 한 클럽으로 인해 떠들썩해집니다. 바로 트벤테가 창단 첫 우승이라는 이변을 쓴 것. AZ 알크마르가 빅3의 헤게모니를 무너뜨리고 2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지 1년 만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놀랍고 화제가 됐습니다. 이를 통해 빅3의 붕괴, 춘추전국시대 등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죠.
그리고 8년 뒤, 트벤테는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등되는 아픔을 겪게 됐습니다. 한 때 네덜란드 프로축구를 정복했던 팀이 충격의 강등이라는 낯설고도 씁쓸한 경험을 하게 됐으니 참 세상 모를 일입니다. 우승 시점을 전후로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빅3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성적과 재정 압박이 그들을 이렇게 궁지로 내몰았네요.
이들의 강등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트벤테가 네덜란드 프로축구에서 빅3를 제외하고 누적 승점이 가장 많은 팀이라는 점, 34년 만에 일어난 강등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또한, FW 우사마 아사이디, MF 대니 홀라 같은 스타들을 보유하고도 이런 성적을 낸 것도 안타깝습니다.
14/15시즌에 찾아온 또 한 차례의 재정난, 그에 따른 요프 문스터만 회장의 퇴진, 계속 되는 스타들의 이탈과 유능한 감독 선임 실패 등 악재만 계속 겹치더니 결국 이렇게 됐네요. 2000년대 초반, FW 블레이즈 은쿠포라는 괴수와 함께라면 빅3도 두렵지 않던 강인한 클럽이었던 트벤테. 그 시절 트벤테가 그리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