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je

유로2020 예선 개막 2연전 총평 (19.03.25)

낑깡이야 2019. 4. 17. 11:36

이번에는 유로 2020 예선 개막 2연전을 총평해보겠습니다. 간단하게 끝내고 싶지만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럼 우선 벨라루스전(4:0 승). 긴 말이 필요없는 경기. 네덜란드가 궤도에 올라왔다는 걸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경기를 보신 분들은 유기적인 움직임, 공수 전환 속도, 선수간의 호흡 등 현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걸 느끼셨을 겁니다. 더불어 오라녜의 데파이는 어떤 공격수 부럽지 않다는 걸 증명한 경기이기도 했죠. 2골 2도움, 모든 골에 관여했습니다.

자, 이제 문제의 독일전(2:3 패). 일단, 쿠만의 패착 그리고 그것을 만회하는 전술 수정이 인상적이었던 경기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초기 계획을 잘못 수립했다는 것. 공격 시에는 1.4.3.3, 수비로 전환할 때는 1.5.3.2로 대형에 변화를 주는 전략을 택했는데 독일전에선 F.데 용에게 수비 전환 시 왼쪽 센터백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F.데 용이 내려오면 데 론-바이날둠 그리고 측면 공격수 2명 혹은 최소 1명이 내려와서 2선 수비를 형성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방 압박은 잘 이루어졌으나 독일이 그것을 이겨낸 장면에선 여지없이 위협적인 공격을 연출하도록 내버려두고 말았죠.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똑똑한 F.데 용이 전술에 얽매이지 말고 종으로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여주지 못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선수의 개인 기량으로 가끔씩 좋은 수비를 펼치긴 했지만 전술적인 수비에선 합격점을 주긴 어려웠던 경기.

그리고 전반 30분경부터 쿠만 감독과 로데베헤스 코치가 바빠지기 시작하죠.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미 그들의 머릿속에는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어떤 지시를 내리고 전략을 수정할 지 후반 그리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F.데 용을 다시 중원으로 옮기고 블린트에게 수비 간격을 좁혀서 왼쪽 센터백 역할을 맡기는 대신 프로메스를 왼쪽에 고정시켜서 공격 시에는 윙포워드, 수비 시에는 윙백 역할을 맡겼습니다. 그러면서 독일의 공격을 제어하고 주도권을 뺏어왔으며 결국 2:2까지 만들었죠.

무엇보다 이러한 전술 변화는 그냥 임기 응변으로 뚝딱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부임 초기부터 두 포메이션을 병행하면서 핏에 맞도록 훈련을 거듭해온 결과입니다. 쿠만 감독의 부임 초기, 벨기에전에서 흐루넨벨트가 했던 역할을 프로메스가 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현 네덜란드의 수비 시 최대 약점인 우측에서 균열이 일어나면서 실점해 2:3으로 패하고 말았지만요. 어차피 본선 진출국이 늘어나고 네덜란드에겐 네이션스리그로 획득한 플레이오프 진출권도 있어서 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과정도 중요한 시점이고 그런 의미에서 독일전의 변화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