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0에 출전할 26인 최종 명단이 발표됐습니다. 2010 월드컵을 경험한 스테켈렌부르흐부터 이번 발탁으로 A매치 데뷔와 메이저 대회 경험의 기회를 동시에 잡은 팀버와 학포까지. 신구조화가 이렇게 잘 이루어진 건 오랜만인 것 같네요. F.데 부르 감독이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일단 최종 명단은 굉장히 세련되게 꾸렸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포지션별로 보면 골키퍼와 수비에서는 주장 반다이크의 부재가 아쉽네요. 데브라이-데리흐트도 무게감이 있지만 반다이크와 함께할 때만큼은 아니죠. 하테부르는 기회가 왔을 때 둠프리스를 확실하게 제칠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 것, 세리에A서 부활한 카스도르프와 프랑스에서 릴을 우승을 이른 보트만은 대표팀에서 함께할 기회와 시간이 부족했던 게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대로 팀버는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고 F.데 부르가 이를 꾸준히 지켜봤다는 점이 차이겠죠. GK에서는 스테켈렌부르흐의 발탁이 놀라운데 내심 주전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블린트가 극적으로 합류한 것도 주목할 일입니다. 대표팀에서 F.데 용이 상대의 압박에 막히면서 고전할 때 이를 도와주고 대신 풀어주는 역할을 블린트만큼 잘하는 인물이 없죠. 그래서 지난 A매치 3연전 당시 무리하게 기용해 하마터면 유로2020을 날릴 뻔 했지만 극적으로 복귀해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몸상태를 100%까지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겠네요. 그래도 왼쪽에는 베인달, 중앙에는 데브라이라는 좋은 옵션이 있다는 점이 부담을 덜어줍니다.
미드필더는 최정예네요. 베이날둠의 최근 대표팀 퍼포먼스가 저조한 것, 반데벡이 소속팀에서 고전 중인 게 아쉬운데 F.데용과 클라센이 최고의 시즌을 보낸 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주장 베이날둠과 핵심 F.데용이 주전이라고 한다면 클라센과 데론 혹은 제3자 가운데 누가 주전을 꿰찰 지 궁금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두 신예 코프메이너스-흐라벤베르흐의 합류도 고무적입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손에 꼽을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들. 각자의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F.데부르에게는 좋은 옵션, F.데용에게는 좋은 조력자들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공격에서는 베호르스트의 발탁이 단연 화제입니다. 이미 발탁을 암시하는 인터뷰가 있었죠. 관건은 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인데 과연 단숨에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감독이 보수적으로 기용할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저는 기대반 우려반이네요. 원톱을 정통파로 밀어붙일지, 쿠만 감독 체제처럼 데파이를 다시 기용할지도 봐야겠는데 데파이가 왼쪽에서도 다시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점, 측면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전자일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한편, 학포의 발탁은 대환영. 부상도 있었고 활약도 들쭉날쭉했던 스텡스, 최악의 한해를 보낸 베르바인 등을 제치고 선발될 자격이 있는 시즌을 보냈습니다. 프로메스는 개인적으로 쿠만 감독 체제가 구사하던 하이브리드 전술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줬었는데 F.데부르 감독은 러시아에서 살아난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파에서는 이견들이 있지만 국내파에서는 리그 정상급 활약한 선수들만 모아놨다는 점에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DE 26 EK-GANGERS:
GK
Jasper Cillessen (Valencia)
Tim Krul (Norwich City)
Maarten Stekelenburg (Ajax)
DF
Patrick van Aanholt (Crystal Palace)
Nathan Aké (Manchester City)
Daley Blind (Ajax)
Denzel Dumfries (PSV)
Matthijs de Ligt (Juventus)
Jurriën Timber (Ajax)
Joël Veltman (Brighton & Hove Albion)
Stefan de Vrij (Internazionale)
Owen Wijndal (AZ)
MF
Donny van de Beek (Manchester United)
Ryan Gravenberch (Ajax)
Frenkie de Jong (Barcelona)
Davy Klaassen (Ajax)
Teun Koopmeiners (AZ)
Marten de Roon (Atalanta Bergamo)
Georginio Wijnaldum (Liverpool)
FW
Steven Berghuis (Feyenoord)
Memphis Depay (Olympique Lyon)
Cody Gakpo (PSV)
Luuk de Jong (Sevilla)
Donyell Malen (PSV)
Quincy Promes (Spartak Moskou)
Wout Weghorst (VfL Wolfsburg)
예상 선발 라인업
실러선; 둠프리스, 데리흐트, 데브라이, 베인달(블린트); 클라센(데론), 베이날둠, F.데용; 베르하이스, 베호르스트(L.데용), 데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