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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이적 임박한 베르바인(Bergwijn)에 대해서

낑깡이야 2020. 1. 28. 22:21

얼마 전 전해드릴 베르바인의 토트넘 이적 소식이 협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곧 오피셜이 뜰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 베르바인을 한 번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 싶어 짧게 서술해봅니다.

+ 먼저 주 포지션은 좌우 측면. 주로 왼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는 걸 즐기는,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반대발 측면 자원입니다만 정발인 오른쪽도 무리없이 소화해냅니다. 제 기준에는 5.5:4.5? 로사노가 있던 시절에는 수시로 스위칭하면서 좌우를 모두 소화했었죠. 팀 내부 사정으로 최전방을 소화하는 시간들도 있었는데 지금 기량 기준으로 큰 무대에서 소화할 수준은 아니라고 여겨지네요.

++ 커리어만 보면 17-18시즌에 풀타임 주전으로 올라서면서 8골 7도움을 기록, 리그 수준급 측면 자원으로 성장했고 이듬해 14골 12도움(리그 기준)을 기록하면서 명실상부한 PSV의 에이스이자 리그 탑티어 선수로 올라섭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에는 그가 있었기에 종반까지 아약스와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었고 리그 베스트 11에 포함되는 활약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8-14-10(현재진행형)의 시즌별 도움 개수 그리고 3개를 넘지 않는 시즌 평균 슈팅 시도 횟수. 기록만 봐도 이 선수가 탐욕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알 수 있죠. 팀 내부 사정 때문에 톱까지 볼 정도로 박스 부근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데도 85%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부분 전술을 펼칩니다.

+++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다재다능한 편입니다. 일단, 주발인 오른발을 이용해 강한 인프론트킥, 감차 등 다양한 패턴으로 골문을 직접 타격할 수 있고 원투패스나 킬러패스를 시도할 때 세기도 측면 자원치고는 괜찮은 편. 지난 시즌 앙헬리노-둠프리스가 공격적으로 두각을 보인 것도 베르바인의 지원이 한몫했죠. 왼발도 그럭저럭 사용하고 크로스도 준수하게 올리나 기가 막힌 양발이라고 할 수준까지는 아닙니다.

스피드는 에레디비지 기준으로는 빠른 편에 속하나 하이-템포로 진행되는 국가대항전이나 유럽대항전에서는 이것을 꾸준하게 보여준 적이 없어서 강점이라고 말하기는 의심스러운 면이 있네요. 그리고 대표팀에서도 프로메스, 바벨 등 경쟁자들과 비교해 수비 기여도 & 참여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도 아쉬운 면이었는데 무리뉴 체제에서는 어떨지 지켜볼 일.

++++ 우려스러운 점은 우선 본인에게는 시기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닙니다. 지금 PSV가 '카오스'라고 불릴 만큼 엄청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선수의 폼도 절정이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진 상태. 감독의 동의 하에 이적 절차를 밟고 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환영받지는 못하는 이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애매한 폼과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뒤로 한 채 압박이 더 심한 큰 무대에 가서 다시 새로운 나라, 팀과 리그에 적응하려면 누구라도 굉장히 힘들겠죠. 이의 연장선인 이야기이기도 한데 에레디비지가 다른 리그보다 가장 처지는 것은 페이스, 전환 속도. PSV도 예외는 아닌데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유럽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온 아약스 소속이 아니고서야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데파이가 맨유로 건너가기 직전 시절과 비교하면 더 다재다능하고 팀 기여도도 높은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고요. 다행히 동향계나 다름이 없는 베르통언, 알더베이렐트 등이 있다는 건 적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 토트넘에서는 어느 포지션에 기용될 것이냐? 저는 피옹텍 루머가 끊이지 않는 것을 봐서는 추가 보강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고 그렇다면 그때 되어야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 싶습니다만 지금 상황으로 그려보는 것도 아주 무의미한 일은 아니겠죠.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일단은 문제가 되는 우측의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겠죠. 모우라 대신 투입해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기면서 침투해 들어가는 손흥민-알리의 골을 돕고 측면 수비인 오리에의 공격까지 지원해주는 그런 역할을 그릴 수 있겠지만 신입에게 이런 중책을 맡기는 건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고요.

그렇다면 지금 손흥민이 하는 역할을 베르바인에게 맡기고 손흥민을 톱으로 올리거나 우측으로 투입해 좀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겠죠. 앞서 수비 기여도에 대해 의문을 표했지만 그건 상대적인 것이고 아주 의식 자체가 없는 선수는 아니니까요.

토트넘에는 에레디비지 출신 선수들이 참 많죠. 그런데 최근에는 계속 흥보다는 망으로 가는 분위기고 그래서 우려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앞선 2선수보다는 더 번쩍였고 더 꾸준했다는 것. 얀센은 1시즌도 아니라 반 시즌 반짝한 것에 토트넘이 도박을 건 이적이었고 산체스는 기량적인 면에서는 우수했으나 확실히 덜다듬어진 느낌이 있었죠. 베르바인은 이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가공이 어느 정도된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성공은 보장할 수 없겠지만 이런 점에서 기대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