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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키 데 용은 이런 선수입니다

낑깡이야 2020. 8. 10. 22:36

수비는 수비가 하는 게 아니라 공에 제일 가까운 선수부터 시작해 전원이 하는 것이고 공격 또한 공격이 하는 게 아니라 공을 잡은 사람에서부터 시작돼 전원이 하는 것.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한 것.

그런 의미에서 데용의 빠른 판단력과 상급 신체능력, 측면을 활용하는 능력과 창의성 등 여러 장점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바르셀로나의 의도는 알겠으나 아약스도, 네덜란드도 몰라서, 성공하지 못해서 안한 게 아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니 그렇게 한 것.

후방으로 물린다고 수비만 시키는 게 아니요, 전진 배치한다고 공격을 더 잘하는 것도 아니다. 다소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그에게도, 팀에게도 최상이라는 판단하에 아약스와 네덜란드가 과감히 [1.4.3.3] 대신 [1.4.2.3.1]을 택한 것. 이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데용이라는 존재 하나 때문에. 그리고 그는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

전통과 철학? 그것에 매몰되는 순간 찾아오는 것은 실패 그리고 몰락이다. 아약스가 그랬다. 클럽의 철학이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다면 과감히 벗어던져버려야 한다. 아약스의 역사이자 그들의 역사이기도 한 크라이프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 ‘프렌키 데 용은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

 

아약스 유망주들을 무더기로 임대해주고 1유로에 영입했을 때, ‘도대체 어떤 녀석인데’라며 영상을 찾아봤던 내가, 그 시즌 리저브 경기를 드문드문 본 내가 그랬지.

 

그래서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봤다는 오베르마스 디렉터의 말이 단순한 립서비스인 줄 알았는데 이듬해 내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축.신. 흔히 축잘러라고 하는데 그게 바로 데용이었다.

 

데용의 진가는 경기를 많이 볼수록, 많이 알게 될수록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해외로 떠난 첫 시즌은 고생했지만 소식대로 쿠만과 클럽에서 손을 맞잡게 된다면 진정한 데용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대표팀에겐 불행한 일이지만 정작 데용 본인에게는 좋은 일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