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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LUIS SUAREZ(루이스 수아레스)

낑깡이야 2011. 1. 7. 14:49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여유도 생겼고 마침 멀티미디어에서 잠깐 화제도 됐고 해서 저도 수아레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나름대로 국내에서 누구보다 수아레스의 경기를 많이 봤고 그만큼 그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설을 풀어볼까 합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주관이 담겨있는 글이니 이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고 예상하는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명실상부한 에레디비지 No.1 스트라이커입니다. 포지션 세분화를 불문하고 에레디비지 내 공격수 가운데선 그보다 폭발적이고 위협적인 공격수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수는 트벤테 공격수 브라이언 루이스(코스타리카) 정도? 토이보넨은 파괴력이 부족하고 반 볼프스빈켈은 제가 보기에 10년은 멀었습니다(버파 - 아키라 대사)

주 포지션은 세컨드톱입니다. 스리톱을 선호하는 아약스 시스템 상 팀에서는 측면 공격수, 혹은 원톱으로 기용되나 그의 능력을 100% 끌어낼 수 있는 포지션은 세컨드톱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드릴 수 있습니다. 에레디비지 데뷔시즌 흐로닝언에서 연일 마법을 부리며 리그를 뒤흔들었을 때도 세컨드톱이었죠.

아약스에서 가장 이상적인 활약을 펼친 것도 훈텔라르와 투톱을 이뤘을 때입니다. 득점왕(35골)을 차지한 지난 시즌이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친 시즌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보기엔 입단 첫해, 훈텔라르와 투톱을 이룬 07/08시즌이 수아레스의 재능이 극대화된 해라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에서 다소 기복 있는 경기를 펼쳤던 것도 따바레스 감독이 그를 세컨드톱이 아닌, 최전방으로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포를란-카바니와의 공존 문제도 있었고 그가 클럽에서 세컨드톱이 아닌, 최전방으로 활약했었다는 점도 참조가 됐었겠죠.

이 이야기는 그의 비교대상이 알베스, 훈텔라르, 케즈만이 아닌, 이브라히모비치, 카이트 등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전자는 전문 스코어러로 득점에만 집중한 선수요, 후자는 다재다능함으로 무장한 만능형 공격수였습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득점수에서 케즈만의 상대가 되지 못했음에도 대등한 혹은 일부 평론가들로부터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도 다재다능함에서 비롯되는 무한한 잠재력 덕택이었죠.

아래 동영상은 수아레스의 재능을 대표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모두 득점자가 아니라 어시스트하는 입장이었죠. 확실히 이 방면에 재능이 있는 선수입니다. 오히려 저는 그의 득점력에 대해선 의문을 품는 쪽입니다. 그것은 에레디비지의 레벨이 문제가 아니라 선수의 성향 때문인데 수아레스가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할 당시 그는 상당히 많은 슈팅을 기록했습니다. 아약스가 스파르타 로테르담과의 경기에서 40개의 슈팅을 기록할 당시 혼자 20개 가까이 쏜 적도 있습니다. 케즈만이 득점왕을 거머쥐던 당시와 비슷한 패턴이죠.

그러나 케즈만과 다른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가 원래는 스코어러가 아니라 찬스메이커가 주임무인 선수라는 점이죠. 그리고 유럽대항전과 월드컵에서 재능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입증했다는 점입니다. 아마 텐 카테의 삽질 때문에 수아레스 입단과 함께 멀어진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출전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을 것입니다. 아. 그랬다면 지금은 아약스에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녀석의 특성을 간략히 정리해보자면 첫째, 안정적인 드리블러는 아닙니다. 잘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드리블 성공률 자체는 높은 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가 좋은 혹은 위협적인 드리블러로 인색되고 있는 것은 포기를 모르는 근성과 저돌성을 겸비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드리블이 한번 먹혀들었을 때 그것이 주는 위협성은 다른 선수들과는 또 다른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끈임없이 시도하며 수비수들을 피곤하게 합니다. 창의성이 겸비돼 상당히 골치 아프게 만들죠.

둘째 에고(Ego)가 굉장히 강합니다. 잘 알려진 탐욕, 기행 등도 이에 기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코칭스태프의 역량에 따라 충분히 제어하고 조절시킬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은 일부에게 탐욕스러운 공격수라는 인식이 박혀 있지만 개인적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한다면 아약스 입단 초기처럼 돌아갈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예상외로 큽니다(!) 플레이스타일 때문에 170대 단신 공격수로 오해하기 쉽지만 180을 훌쩍 넘긴 꽤나 큰 녀석입니다. 피지컬 싸움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는 것은 이러한 체격조건과 악바리 근성 때문이죠. 공이 없을 때 공간을 파고드는 스피드, 순발력은 빠르나 드리블 속도 자체가 그리 빠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발을 가리지 않는 폭발적인 슈팅이 이를 상쇄시킵니다.

또한 앞서 두 영상에서도 봤듯이 창의적이고 과감합니다. 이것이 수아레스를 가장 대표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득점 장면에서도 간간히 연출됩니다.

킥력을 갖춘 녀석이다 보니 팀에서도 세트피스를 도맡아합니다. 최근에 코너킥, 먼거리 프리킥 등 간접적으로 돕는 킥들은 데 제우에게 맡기고 있지만 득점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선 당연히 1옵션. 월드컵에선 포를란이 전담했으나 지역예선까지는 모든 프리킥을 전담했을 정도로 대표팀에서도 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뭐 대충 결론을 내보자면 두가지입니다. 공격에 마침표를 찍어줄 전문 득점원으로 생각하고 영입한다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복덩어리, 양학 전문 이런 비아냥 호칭들이 따라다닐 수도 있겠죠. 물론 재능이 있는 녀석이라 잘 적응해서 기대에 부응할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 제가 보는 시선은 이렇습니다.

그러나 세컨드톱으로 활용하고자 영입한다면 그 팀은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리그에 가도 10-10의 기록을 내면서 경기력 면에서도 인정받는,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재능을 지녔습니다. 물론 문화 적응, 리그 적응 등의 부가요소가 있겠으나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