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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e is Urby Emanuelson(어비 에마누엘손)?

낑깡이야 2011. 1. 24. 12:45
 

어비는 아약스가 자랑하는 진정한 아약시드(Ajacied)였습니다. 암스테르담 출신일 뿐 아니라 아약스 소속 선수들 가운데 아약스와 함께 한 시간이 가장 긴 선수였습니다. 1군에서 가장 긴 경력을 자랑하는 스테켈렌부르흐도 유스 시절을 포함하면 어비에 못 미칩니다. 아약스 유스에 입단한 1994년부터 2011년 AC밀란으로 떠나기 전까지 무려 17년간 아약스와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04/05시즌, 로날드 쿠만의 부름을 받아 프로 데뷔전을 치릅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주전 레프트백을 꿰차 KNVB컵 우승에 일조, 암스테르담 탤런트(Amsterdam Talent of the Year)를 수상했습니다. 또한 융 오랑예의 U-21 유럽선수권 우승에 공헌하며 대회 베스트 11에 선정되기도 했죠. 이러한 활약은 그를 오랑예로 이끌었습니다. 2006년 8월 아일랜드와의 친선전, 훈텔라르와 함께 오랑예 데뷔전을 치릅니다.

아약스에서 KNVB컵 우승, 요한 크라이프 살(슈퍼컵)을 각각 3회씩 들어 올렸으며 컵 대회와 유럽대항전을 합쳐 200경기에 육박하는, 192경기를 소화했습니다. 통산 골은 19골. 특히 텐 카테 체제에서 공격자원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에는 높은 득점력을 보이진 못했으나 기억에 남는 골들을 많이 터뜨렸습니다. AZ전 장거리슛, 클라시케르에서의 환상적인 발리슛, PSV전 쐐기를 박는 '오른발' 중거리슛 등이 바로 그것.

 

어비는 데뷔 초기부터 공격형 레프트백으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특히 2,3선에서 최전방으로 빠르게 배달되는 지대공 패스는 수비수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굉장히 창조적이었죠. 그뿐 아니라 기동력과 테크닉을 십분 활용한 측면 돌파와 정확한 크로스도 그의 재능을 한껏 빛나게 해줬습니다. 물론 중앙으로 파고든 후 터져나오는 기습적인 중거리슛도 팀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아약스 주전을 꿰차자 즉시 오랑예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천재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죠. 아시다시피 오랑예와 아약스는 측면 수비수들에게 공격수 이상의 공격력을 요구합니다. 이는 경기 스타일에서 기인한 것이죠. 이러한 면에서 아약스 유스가 길러 낸 어비는 적임자였죠. 아약스는 물론 오랑예에서도 이내 적응, 커리어를 순조롭게 이어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오랑예와 아약스가 측면수비수의 공격력을 높이 평가하더라도 단순히 공격력만 뛰어났었다면 그만한 평가를 받진 못했겠죠. 수비력에서도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특히 두뇌 플레이를 주로 하는, 영리한 선수들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인터밀란과의 05/06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피구를 상대로 좋은 수비를 펼쳤던 장면이 좋은 예입니다.

하지만 피지컬을 앞세운 저돌적인 선수들에겐 다소 고전하는 모습. 기동력 싸움에선 쉽게 패하지 않으나 강한 체격을 무기로 하는 측면 공격수들에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라인 유지에도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인 유지는 수비수와 미들을 오가던 팀 사정의 문제도 있었기에 한 포지션에 정착한다는 전제하에 개선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미드필더 버전 어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계가 명확했죠. 중원에서 볼을 돌리는 등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나쁘지 않았고 특유의 창의성과 의외성도 팀에 큰 보탬이 됐습니다. 그러나 공격수를 체크하고 지역을 방어하는 등 수비에선 많은 약점을 드러냈죠. 측면 공격수 자리에서도 수비수 출신이다 보니 1:1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득점력이 부족했던 것도 발목을 잡았죠.

그가 미드필더로 전환했을 때도,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정체성 혼란으로 고전할 때도 '오랑예 No.5는 어비'라고 지지하는 세력이 꾸준히 있었던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합니다. 자국 내 많은 팬이 어비의 레프트백 복귀를 바라고 있었죠. 오랑예 측면수비수의 역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은퇴를 앞둔, 은퇴한 지오의 공백을 가장 완벽히 메울 수 있는 인재였기 때문입니다.

Wie is nieuw GIO? - posted by 낑깡대부

이는 프랑크 데 부르가 지휘봉을 잡은 뒤 달라진 아약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프랭키 체제에서 레프트백으로 전환한 어비는 공수에서 깔끔한 경기운영으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어비가 결장한 위트레흐트전에서 프랭키 체제는 첫 패배를 맞이했습니다. 0대3으로 완패, 징계 중이던 루이스 수아레스와 이적 협상을 위해 이탈리아로 떠난 어비의 공백이 절실하게 느껴진 경기였죠.

분명히 EPL이었다면 레프트백으로서의 어비는 탄탄대로라고 장담했을 겁니다. 확실히 최근 네덜란드의 젊은 선수들은 EPL에 어울리는 경기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술 이해 능력과 수비력이 중시되는 이탈리아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레프트백에서 성공신화를 쓸 수도 있지만 실패를 맛본 막스웰처럼 고전을 면치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것은 AC밀란의 측면 수비 활용법이 어비와 좋은 궁합을 보일 것이라는 점입니다. 과거 세르징요처럼 미들과 수비를 오가며 멋진 활약을 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관건은 이탈리아 문화 적응이겠죠. 세도르프는 동향 선배라고는 하나 친화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라 적응에 큰 도움이 되진 못할 겁니다. 오히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나 인터밀란의 베슬리 스네이더가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AC밀란은 어비를 전천후 플레이어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기를 치르다 보면 그의 자리는 중원이 아닌 측면 수비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물론 감독의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포지션별 플레이 선호도에 달린 문제이지만 어비의 레프트백으로서의 재능을 지나치진 못할 것입니다. 어비가 부디 다비즈-클라이베르트의 전처를 밟지 말고 반 바스텐의 길을 밟길 바랍니다.

HUP! UR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