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조용했던 겨울이적시장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재정난 때문이죠. 그러나 재정난에 시달리는 네덜란드 클럽들이 잘 활용하는 임대/임차도 많지 않았습니다. 선수 보강을 주도해왔던 강호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 한편 이번 겨울이적시장은 에레디비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더 큰 리그로 떠났을 뿐, 빅네임 - 스타 혹은 유망주 - 의 유입이 많지 않았던 시기로 남게 됐습니다.
피했어비
차포(아펠라이-주자크)를 동시에 떼일 위기에서 간신히 포는 지켜냈죠. 사실 아펠라이는 주장이었다고는 하나 이미 결별 수순을 밟고 있던 선수였기에 충격도 크지 않았습니다. 대안도 이미 모두 마련된 상황. 오히려 이 기간 유스 출신 공격수 제파이크라는 신예를 발굴해낸 것에 플러스 점수를 줘야 할 듯합니다.
사실 이 팀은 현상 유지만 돼도 엄청나게 무서운 팀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이적시장을 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자크-베리-렌스를 받치는 나일란트-쿠베르만스-나비야드라니. 엥헬라르-토이보넨-허친슨이 지키는 'THE 덩치' 2선은 어떻습니까. 아펠라이-암라바트 나갔다고 엄살떠는 것들은 혼나봐야 합니다.
Tukkers
부이세비치, 파커는 임대로, 디바, 아크람은 계약 종료로 팀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모두 잉여자원으로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출이었습니다. 사실상 주요한 무브는 미국 대표팀 수비수 오녜우 임대가 유일. 하지만 매번 이적시장마다 명문 클럽의 관심을 받는 루이스와 테오 얀센을 지켜낸 것은 오히려 영입 그 이상으로 평가해도 좋을 정도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얀코가 완전히 리그에 적응한 지금, 부상 여파에 시달렸던 루이스의 복귀는 이들의 타이틀 레이스에 큰 힘이 될 전망입니다. 얀코-루이스-루크 데 용으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라이벌 PSV, 아약스보다 더 파괴적이고 믿음직합니다. 게다가 매번 이적루머에 시달리는 더글라스가 아직도 수비의 중추로 남아 있다니. 역시 문스터만 회장의 구단 운영 능력과 친화력은 알아줘야 합니다.
신의 아들
고집불통 탐욕덩어리 뻐드렁니, 레게 요정, 이집트 왕자가 떠났음에도 그 누구도 영입되지 않았습니다. 도스트는 토스트 값을 덤핑하려는 주인장과 돈 좀 깎아보려는 자린고비 손님 때문에 붕- 떠버렸고 남미로 놀러 갔던 2명은 돌아오자마자 피곤하다고 드러누웠습니다. 그나마 땡깡 대마왕 엘 함다위가 정신 차리고 돌아온 것에서 전력상승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아약스는 이름 모를 꼬마가 요정처럼 뿅하고 나타나는 마법의 도시죠. 올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완전 쩌리취급받던 블린트가 순식간에 베스트 11을 꿰찼고 '바벨+엘리아(혹은 -)' 에베실리오, 'WANNABE 더치 메시' 외스빌리스가 등장했습니다. 게다가 올 시즌엔 사령탑까지 꼬마로 도배됐습니다. 근데 그 꼬마, 왕년에 엄청나게 날리던 녀석입니다. 팬들의 기대가 큰 이유입니다.
백녹군
잉여 공격수 코크를 친정팀으로 임대 보낸 것이 유일한 무브.
뭐 평가할 껀덕지라도 있어야 하던지 말던지...
부도난 치즈도시
얄린스의 이적은 예정된 수순. 그러나 프로젝트형 공격수 호나타스의 이적은 작은 충격입니다. 전반기 베르벡 감독의 푸시를 받았고 기대에도 부응했습니다. 펠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도 높은 주급과 호나타스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죠. 그러나 아이슬란드 듀오의 급성장, 벤스호프의 복귀가 그를 포기하게 했습니다. 그동안 엇비슷한 레벨의 친구들이 많았던 AZ인데 이제 본격적으로 스쿼드 정리에 나섰나 봅니다.
영입생은 즈볼레 멀티 플레이어 라이넨이 전부. 그러나 아이슬란드 영건 듀오의 성장,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전력을 이탈했던 선수들의 복귀로 전력상승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AZ의 역사와 함께 해온 마르텐스-스하르스가 우승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 팀 분위기를 유지하는 선에서 재정적 부담을 덜어냈다는 점을 고려, 성공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가내릴 수 있습니다.
림부르흐 No.1
공격수 하나를 보내고 하나를 데려왔습니다. 단순히 숫자 맞추기라고 평가하기엔 임대로 데려온 녀석이 나름 쏠쏠한 유망주. 1선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고 피딩까지 해줄 수 있는 플라임의 합류는 융커와 빌렘 얀센의 득점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이 될 것입니다. 다만 레프트백 라샴브레가 장기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하게 된 점은 베스트 11에 대한 의존도가 쎈 로다에겐 쾌나 큰 타격일 겁니다.
한편 겨울에 트벤테로 떠나리라 예상되던 빌렘 얀센을 6개월 더 잡을 수 있게 됐고 여름에 아약스 루머로 흔들렸던 하두이르도 심리적 안정을 되찾은 상태. 유난히도 인기 없는 정상급 공격수 융커가 버티고 있는 한 지금 순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때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던 로다JC인데 괜히 저력, 저력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어느새 제자리를 되찾았네요.
(2), (3)편은 다음 시간에. 언제나 그랬듯이 장담은 못 드립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