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edivisie

'스승' 크라이프 그리고 그의 제자들

낑깡이야 2010. 4. 11. 15:04

최고의 애제자
크라이프는 아약스 감독 시절(1985년~88년)과 바르셀로나 감독 시절(1988년~94년)에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키워낸 명감독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특히 아약스 감독 시절에 지도했던 반 바스텐과 레이카르트, 그리고 바르셀로나 감독 시절의 스토이치코프, 라우드럽, 쿠만, 과르디올라 등은 ‘크라이프의 아이들’로 잘 알려져 있다.

마르코 반 바스텐
: “현역 시절의 나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네덜란드 선수가 있다면 아마도 마르코 반 바스텐일 것이다. 반 바스텐은 정말로 빛나는 재능을 갖춘 선수였다. 아름다운 테크닉을 타고났을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완벽했다. 나는 그의 특성을 파악하고 언제나 강하게 채찍질을 가했다. 심한 말도 했고, 일부러 주전 경쟁도 시켰다. 그로 인해 서로 충돌하던 때도 있었지만 반 바스텐은 점점 완벽한 선수로 거듭났다. 오래도록 함께 한 것은 아니지만 그를 가르치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었다.”

프랑크 레이카르트
: “나는 레이카르트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 재능을 눈치 채고 있었다. 그러나 정신적인 면에서 반 바스텐이나 훌리트와는 달랐다. 그에겐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성향이 있었고, 나의 첫 번째 임무는 레이카르트에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레이카르트는 반 바스텐에 비한다면 대기 만성형에 가까웠다. 그러나 보다 신중했다. 레이카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나 침착할 뿐 아니라 생각하며 플레이한다는 점이다. 감독의 전술을 이해하는 능력도 매우 뛰어났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될 만하다.”

루드 훌리트
: “훌리트는 타고난 리더다. 내성적인 레이카르트와 다르게, 밝은 성격을 갖춘 훌리트는 항상 주위를 자신 쪽으로 끌어들인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언제나 자유분방하다. 훌리트에게 레이카르트와 같은 신중함은 없다. 훌리트는 머리로 생각하기보다는 즉흥적인 감각에 맡겨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다. 그 때문에 팬들은 훌리트의 플레이를 매우 좋아했다. 페예노르트에서 한 시즌을 함께 뛰었는데, 그에게 특별한 조언을 해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로날드 쿠만
: “내 지도자 인생을 쿠만 없이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의 전술을 그라운드 위에 구현하는 과정에서 쿠만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쿠만은 기술적으로 완벽했고, 감독의 전술을 100% 이해했으며, 타고난 리더이자 승리자였다. 그는 수비수이면서도 스스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 가능했고, 심지어 승부를 결정짓는 힘까지 갖추고 있었다. 내가 가르친 선수들 가운데 최고는 바로 쿠만이었다.”

데니스 베르캄프
: “베르캄프는 아약스 시절 내가 유스팀으로부터 승격시킨 선수다. 따라서 그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 나이 때의 베르캄프는 의심의 여지없이 훌륭한 재능을 갖춘 선수였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로 떠난 뒤 곧바로 데려가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베르캄프는 20대 초반을 지나 잉글랜드로 건너간 뒤에 더욱 완벽한 선수로 거듭났다. 반 바스텐에 비해서는 대기 만성형이다.”

클라렌스 셰도르프
: “내가 발굴해낸 아약스의 대표적인 젊은 선수들은 클라이베르트, 다비즈, 셰도르프, 데부르 형제 등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재능을 갖춘 선수는 셰도르프였다. 17세 때의 셰도르프는 정말로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인 것처럼 보였다. 다른 선수들도 훌륭했지만, 셰도르프는 그 중에서도 가장 빛이 났다.”

※ 자료 발췌 및 인용: ‘Ajax, Barcelona, Cruyff’(Henk Van Dorp 저) 외 각종 인터뷰.

- 한 권으로 씹.어.먹.는 월드컵 (사커라인,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