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je

"Never Change a Winning Team"

낑깡이야 2014. 6. 15. 21:08
네덜란드 축구인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Never Change a Winning Team(승리한 팀은 바꾸지 않는다.)"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둔 전술은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호주전 때문이다. 젊은 네덜란드는 5-3-2로 4년 전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누구도 디펜딩 챔피언을 5대1로 대파하리라 상상하지 못했으리라. 그런 만큼 팀 분위기는 최고조. 당연히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반 할 감독은 이 5-3-2 전술을 고집할 생각이 없다. 대회가 치러지기 전부터 이 전술은 스페인-칠레 맞춤형 전술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호주전에는 고유의 색인 4-3-3으로 임하리라는 뜻을 내비쳤다. 일련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다양한 전술 테스트도 이를 위함이었다. 단순히 승점 3 이상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호주전에선 손에 익은 무기를 들고 자유자재로 휘두르겠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스페인전에서 본인들도 예상하지 못한 스코어가 나왔다. 골득실에 대한 걱정은 살짝 접어도 될 만큼 부담을 덜었다. 과연 분위기를 탄 5-3-2를 유지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익숙한 4-3-3으로 회귀해야 할 것인가. 고민에 빠질 만도 한 흐름.

선수들은 5-3-2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 이것은 흐름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이다. 그러나 일부 선수는 전술이 바뀌면 역할이 변하거나 벤치로 물러나야 하는 고충이 따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 할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다. 그래서 4-3-3으로의 회귀를 기대하고 있다. 아마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술 변화의 끝을 보여주려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