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je 152

'명콤비' 반 할 감독과 훅 GK 코치의 합작품

코스타리카와의 혈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는 당연히 승리의 주역이었던 GK 팀 크룰일테다. 2차례 선방뿐 아니라 모든 킥의 방향을 읽으며 소름 돋는 활약을 펼쳤다. GK 야스퍼 실리센과의 교체가 적중한 셈. 120분 동안 맹활약했던 GK 케일러 나바스(코스타리카)를 고개 숙이게 만드는 멋진 선방이었다. 그러나 그 뒤엔 GK 코치 프란스 훅의 수훈이 숨어 있었음을 기억해야겠다. 루이 반 할 감독과 함께 이 모든 플랜을 준비한 그의 공이 혁혁했음을 누구나 알 것. 연장 종반, 크룰이 피지컬 코치 르네 보름하우트와 반응 훈련을 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결국 일을 내고 말았다!! 물론, 이를 지지해준 반 할 감독의 용단이 없었다면 성립되지 않았을 승리다. 120분 안에 무리하게 승리하고자 도전적으로 임하기..

Oranje 2014.07.06

인내의 시간을 보상받은 훈텔라르

조별리그는 네덜란드에겐 즐거운 270분이었을지 모르나 적어도 훈텔라르에겐 아니었을 것. 렌스도 모자라 '불타는 핏덩이' 데파이에게도 출전 시간을 빼앗겨 묵묵히 벤치를 지킨 그 시간이 누구보다 괴로웠을 것이다. 사실 훈텔라르의 고난은 반 할 감독이 5-3-2를 채택했을 때부터 시작됐을지 모르겠다. 포메이션이 지닌 특징 때문에 테크닉, 스피드 등 개인 전술이 필수 요소가 돼 생긴 일. 가뜩이나 반 페르시와의 경쟁에서 밀려 출전 시간이 줄어든 그는 그렇게 교체로 나설 기회마저 줄어들고 말았다. 그러나 마침내 인내의 시간을 보상받았다. 멕시코전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등장부터 놀라웠다. 반 할 감독은 벼랑 끝에 몰린 중요한 시점에 무려 반 페르시를 교체하는 강수를 두면서 훈텔라르에 믿음을 보냈다. 그렇게 2..

Oranje 2014.07.01

네덜란드, 이건 알고 까자

칠레를 꺾은 오늘, 네덜란드를 둘러싼 논제 둘. 먼저 경기력. 물론,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으면 금상첨화다. 칠레의 공세가 거셌으니 더 필요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중원에 경기를 풀어줄 선수를 투입하고 스네이더의 경기력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 애초 반 할은 5-3-2를 선택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경기력따윈 지워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유형의 선수를 투입하면 부담이 준다고 확신할 수 있나. 그런 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려면 1선은 더 많이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해야하고 3선도 보조를 맞춰주고자 라인을 더 끌어올려야하는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여기서 드는 체력적 부담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다 역습을 당하기라도 하면? 이런 부담을 줄이고자 경기력을 포기하면서까지도..

Oranje 2014.06.24

칠레전, '윙백' 카이트 출격 준비 완료!!!

우리는 측면 수비로 뛰는 카이트의 모습을 칠레전에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바이날둠-렌스와 함께 브라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발 투입될 예정이라는 소식. 특히, 재밌는 것은 어제까지 렌스-로벤과 함께 3톱으로 호흡을 맞췄던 그가 최종 훈련에서 윙백을 소화했다는 점이다. 그가 중앙 미드필더 혹은 윙백으로 뛰는 걸 과거부터 줄곧 보고 싶었던 터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반 할 감독은 5-3-2를 유지, 마르틴스 인디의 공백(부상)을 블린트로 메우고 그 자리를 카이트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5-3-2가 풀리지 않으면 언제든지 4-3-3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술적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 이 플랜으로 가는 듯. 하여튼 흥미롭다. 활동량과 근면성실함에서 으뜸인 카이트가 풀타임 윙백으로 뛰면 어떤 ..

Oranje 2014.06.23

2014년의 네덜란드, '어쩌면...'

대회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네덜란드의 성적을 조별리그 탈락(최악), 16강 진출(최대)로 봤다. 성적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다. 막연히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쌓길 기대했을 뿐이다. 근데 대회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이 흐름이라면 더 노려봐도....'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만약 칠레전에서 최소 비겨 B조 1위만 차지한다면 16강 - 멕시코or크로아티아(설마 브라질?!?) 8강 - 이탈리아(Maybe?) 4강 - 아르헨티나(perhaps...) 라는 그림이 나오는데 16강에서 A조를 돌파한 팀에게 곧바로 패할 수도 있겠지만 4강까지 '어렵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강한 상대,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라는 느낌. 더군다나 대회가 전체적으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고 다득점 양상을 보이는 건 수비가 불안..

Oranje 2014.06.20

"Never Change a Winning Team"

네덜란드 축구인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Never Change a Winning Team(승리한 팀은 바꾸지 않는다.)"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둔 전술은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호주전 때문이다. 젊은 네덜란드는 5-3-2로 4년 전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누구도 디펜딩 챔피언을 5대1로 대파하리라 상상하지 못했으리라. 그런 만큼 팀 분위기는 최고조. 당연히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반 할 감독은 이 5-3-2 전술을 고집할 생각이 없다. 대회가 치러지기 전부터 이 전술은 스페인-칠레 맞춤형 전술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호주전에는 고유의 색인 4-3-3으로 임하리라는 뜻을 내비쳤다. 일련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다양한 전술 테스트도 이를 위함이었다. 단순..

Oranje 2014.06.15

vs 에콰도르/가나, 플랜 B의 가능성을 보다

에콰도르전에 첫선을 보인 5-3-2, 출발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겠죠. 아무리 소속팀에서 이 전술을 경험해본 선수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 할 체제 대표팀에선 며칠 동안 훈련한 것이 고작인 전술이니까요. 지나치게 어렸던 베스트 11도 우려대로였습니다. DF 콩골로, DF 벨트만 등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젊은 선수들은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반 할을 어렵게 했습니다. 에콰도르전의 수확은 '데파이 카드'의 가능성과 MF 클라시의 활약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베테랑들이 대거 가세한 가나전은 달랐습니다. 반 할이 원하던 그림을 볼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최종 결과는 1대0에 불과했지만 내용에서 보여준 상대와의 격차는 그 이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로벤에게 찾아온 여러..

Oranje 2014.06.01

포지션별로 보는 대표팀 30인 예비 엔트리

GK는 예상대로 선발됐네요. 안타까운 결정은 스테켈렌부르흐의 제외.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맹활약해 네덜란드의 준우승을 견인했던 수문장인데 풀럼에서 안타까운 시즌을 보낸 것이 치명타였네요. 성향 자체가 가장 네덜란드에 어울리는 수문장이고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선수라 더욱 아쉽습니다. 그밖에 벨타이젠도 1~2차례 대표팀 후보로 언급되긴 했으나 제3의 세력이 치고 들어오기에는 신진 세력들의 기세가 너무 강하네요. 일단 저 4인 가운데 3인,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실리센-보름이 안정권인 가운데 크룰-주트가 마지막 자리를 두고 경쟁하리라 봅니다. 일반적으로는 크룰이 가장 유명세를 얻고 있어서 '그가 No.1이 되지 않겠느냐'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닐 것 같네요. 수문장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은 반 할인 ..

Oranje 2014.05.14

[U21 EK13] 발전을 모르는 팀

반 할 감독이 이만큼 협조했으면 인간적으로 결승전은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포트 감독? 단순히 4강이라는 결과만 놓고 봐도 실망스러운 대회인데 내용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전술적 완성도, 선수 교체 타이밍, 대회 운영 방식 등 전반적으로 포트 감독의 역량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회였습니다. 실점 장면에서 미숙한 실수를 한 DF 반 더 호른을 탓하고 싶지도 않군요. 4강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존의 베스트 11, 전술 형태를 고수했고 변화를 주는 시점은 항상 늦었으며 선수 교체는 뻔했습니다. 조별리그 당시 "독일의 전력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의 퀄리티에만 집중했다"던 발언에서 이미 낌새를 알아차렸지만 이렇게 발전이 없는 남자일 줄이야. 이래서는 엑셀시오..

Oranje 2013.06.16

[U21 EK13] 이 상태라면 무리다

0-3.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베스트 11을 싹 갈아치운 패기의 결과입니다. 포트 감독의 선택도 이해는 갑니다. 이미 준결승에 올라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주고 싶었겠죠. 또한, 실질적으로 스페인전에 나선 선수들이 네덜란드를 본선에 올려놓은 주역들이니 그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방식이 아쉬웠습니다. 이 상태로라면 결승에는 오를 수 있을지언정 스페인의 벽을 넘긴 어려워 보이네요. 선수들의 경기력을 논하기도 모호하네요. MF 페르와 MF 클라시는 경기가 끝난 뒤 패배가 분하다고 토로했지만 막상 경기에선 승리를 향한 의지를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FW 요젭손, GK 비조트 등 일부 선수만 분전했을 뿐, 선수 대부분이 자신의 기량을 50%도 발휘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물..

Oranje 2013.06.13